[인터뷰] 제11대 충청남도의회 김명선 의장
2021-01-24 14:45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위기 극복하겠다”...“도민 체감형 의정 성과 내겠다”
신축년 새해를 맞아 ‘소통·실천·행복’이라는 의정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명선 충남도의회 의장을 본지가 만나 지난해 의정에 대한 평가와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운영방향, 조례 사후 입법평가 추진경과 및 계획, 이전 공공기관 유치 관련 갈등 등 앞으로의 의회 주요 운영방안에 대해 들어 봤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1문 1답이다.
◈ 지난해 소회와 신년 화두를 들려 달라
올해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으로 도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 동주공제는 손자병법 구지편에 나오는 고사로,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물을 건넌다는 뜻이다.
의료진을 비롯한 집행부에서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감염병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감염병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방역의 주체인 도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반드시 필요하다.
◈ 지난해 의정 성과와 아쉬운 점은
감염병 사태로 대면 회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탄력적 회기 운영을 통해 공백 없는 의정활동을 펼쳤다. 총 9회 119일의 회기 동안 372개 안건을 처리했는데, 조례 제·개정 232건 중 의원발의는 181건(78%)에 이른다.
그 결과 친일잔재 청산 조례와 농어민수당 지급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고, 석탄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영아 가정에 공기청정기를 지원하는 조례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우수조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5분발언 99건, 도정·교육행정질문 103건, 건의·결의안 26건 등 지역발전과 현안 해결을 위해 아낌없이 목소리를 냈고, 조례 사후 입법평가제도를 시범 운영함으로써 자치입법 품질을 높이기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상임위원회 확대 개편(6→7개), 지역민원상담소 설치·운영, 예산분석 전담조직 신설 등 의회가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반도 공고히 다졌다.
그 결과 2년 연속 지방의회 청렴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게 됐다. 정직한 의정활동과 더불어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를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도민에게 신뢰받는 의회가 되도록 초심을 잃지 않겠다.
◈ 올해 의회 운영 방안은
올해는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전문성 있는 조직 운영 ▲도민과 더 소통하고 협력하는 열린의정 실현 ▲실효성 있는 의정활동으로 신뢰받는 의회 구현 ▲전문적 재정분석을 통한 의회 정책 결정 기능 강화를 중점 추진한다.
먼저 홍보담당관실을 신설했다. 홍보담당관실은 기존 언론홍보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도내 곳곳에 설치된 지역민원상담소와 누리집(홈페이지),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도민 의견수렴과 정책 제안 반영, 의정소식 홍보 업무에 주력하게 된다.
도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도정살림 대토론회도 개최한다. 현재 예산심사는 집행부가 편성해 제출한 예산안을 의회가 심의하는 방식인데, 기간이 매우 짧다 보니 예산안 편성 초기 단계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최 시기는 예산안 작성 시점을 고려해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인원은 최소화하되 온라인 생중계로 실시간 의견을 주고받을 계획이다.
비대면 회의를 열기 위한 의회 회의규칙도 개정했다. 코로나19처럼 감염병 확산 또는 천재지변 등 재난 상황 시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원격 출석과 표결, 발언이 가능하도록 관련 조항을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앞으로 원격회의와 표결 시스템 등 관련 기반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후 추진과제는
지방자치법 개정은 모든 지방의회의 숙원이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에 비해 조직과 권한 등이 취약해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에 한계를 보여 왔다.
다행히 지난 연말 21대 첫 정기국회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법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단체장이 보유한 의회사무처 직원 인사권이 의회로 이양되고 2023년까지 지방의회 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근거를 갖추게 된다. 또 의원의 겸직금지 범위와 의미가 더욱 뚜렷해지고 이를 연 1회 공개해야 한다.
다만, 정책지원 전문인력 도입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연간 11조 원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집행부 예산과 복잡·다양해지는 행정사무를 제대로 감시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선 적어도 의원 1인당 1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자치단체장이 임명하는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명문화해야 한다. 현재 집행부와 협약을 통해 진행되다 보니 법적 근거가 없어 자료 제출 요구 등 제도 도입 목적 달성이 어려운 구조다.
앞으로 문제점을 개선하는 한편 지방의회가 독립적 기구로서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국회법처럼 의회 구성과 권한 등을 규정한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해 전국 시도의회와 힘을 모을 계획이다.
◈ 조례 사후 입법평가제도 추진경과와 계획은
쉽게 말해 에이에스(A/S) 제도다. 시대적 여건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나 가치관이 달라지듯, 조례의 목적과 내용이 현 시대와 맞지 않다거나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도입했다. 조례와 정책간 유기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충남의 실정에 맞도록 확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중 하나인 셈이다.
제정 또는 전부개정된 지 3년이 경과한 25개 조례를 대상으로 지난해 시범 운영했고, 올해는 188건을 선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소관 부서, 상임위원회에 통보된 후 조례 개정 또는 정책 반영 등 후속조치가 이뤄진다. 조례는 실생활과 밀접한 법규인 만큼 조례가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면 도민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 혁신도시 지정 이후 공공기관 유치를 놓고 지역간 과열 경쟁 우려가 있는데
이전 공공기관이 어느 지역에 있을때 가장 파급효과가 클지 분석과 합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혁신도시법에 따르면 이전 공공기관은 혁신도시 소재지로 이전을 원칙으로 하되 특수성이 인정되는 경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별 이전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방 관련 기관은 논산 계룡 등으로 가는 등 충분한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단, 지금은 더 많은 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다. 2차 이전 공공기관 숫자 등 계획은 중앙정부에서 광역단위 지자체별 할당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1차 때와 달리 해당 기관과 노조 등을 설득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현 정부 임기 내 추진이 어렵다는 얘기까지 거론되는 등 이전조차 지연되는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는 소방복합치유센터, 중부해경청 유치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혁신도시 지정을 이룬 노력이 물거품 되지 않도록 시군과의 협력과 상생을 바탕으로 힘을 모으는 데 노력하겠다.
◈ 도민께 한 말씀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감염병 차단에 적극 동참해주고 계신 220만 도민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해 도민의 뜻과 요구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대변하는 것이 지방의회의 본질이다.
올해도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을 통해 도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의정 성과를 냄으로써 더 행복한 충남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애정어린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리며, 도민과 함께 하는 ‘소통 의정’ 현장을 찾아가는 ‘실천 의정’ 도민이 더 행복한 ‘행복 의정’ 등 3대 의정 목표 실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