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위기] 줄짓는 환매에도 TDF는 자금몰이

2021-01-21 0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펀드 시장이 줄짓는 환매에 몸살을 앓고 있어도 생애주기에 맞춰 알아서 굴려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는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15개 라이프사이클펀드에는 전날 기준 최근 3개월 간 4864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주식형펀드(943개)에서 4조3148억원이 넘게 빠진 것에 비하면 두드러지는 유입세다.

TDF는 투자자가 생각하는 은퇴 시기에 맞춰서 돈을 알아서 굴려주는 펀드다. 은퇴가 먼 초기에는 주식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늘려 높은 수익을 추구하고 은퇴가 다가올수록 채권 같은 안전자산을 늘리는 식이다.

조용호 KB자산운용 연금전략팀 부장은 "TDF의 절반 이상이 퇴직연금 자산인데, 대부분 투자자가 가입해놓고 수시로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투자자가 손놓고 못하던 부분을 철저한 자산배분을 통해 알아서 굴려주는 전략이 통한 것 같다"고 했다.

안정적인 수익률도 자금 유입을 이끌고 있다. 라이플사이클펀드는 최근 1년 간 10.29%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2년·3년·5년 수익률도 저마다 10.29%, 26.34%, 17.37%, 44.36%에 달했다. 비슷한 성격의 국내 399개 퇴직연금 펀드 1년 수익률(13.00%)에는 못 미치지만, 2년·3년·5년 수익률인 각각 20.48%, 14.58%, 25.35%를 웃도는 성과다.

다만 TDF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운용사 자체적인 노력과 퇴직연금 기업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은 "TDF는 그 자체로서 퇴직연금 자산운용의 주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기본 투자상품 채택 이전이라도 기업 또는 퇴직연금 운용관리회사가 TDF를 대표 투자상품이나 추천 투자상품으로 선택해 가입자에게 제시한다면 TDF의 확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추세를 유지, 가속하려면 TDF의 상품성을 더욱 개선, 발전시켜야 한다"며 "대부분의 TDF가 외국의 자산운용사와 합작으로 운용되고 있고 대부분의 자산이 해외 펀드에 투자되고 있지만 국내 자산운용사의 경험이 쌓이고 역량이 강화되면 자체 운용과 국내 투자가 늘어날 것이며, 총보수율도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