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현, 유영석 노래도 표절...당선 취소되자 되레 소송제기

2021-01-19 11:26
유영석 노래 '화이트' 가사로 '제 6회 디카시' 공모전 수상
당선 취소되자 '창작글만 된다고 한 적 없어' 되레 소송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본인이 창작한 글이어야 한다고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노래를 인용했다."

소설가 김민정씨의 작품을 무단 도용해 각종 공모전에서 입상한 명문대 대학원생 손창현씨가 가수 유영석씨의 노래 가사를 표절해 창작시 공모전에서도 수상을 했던 이력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 머니투데이 단독보도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해 7~8월 진행된 '제6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하동 날다'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5행 이내의 시를 제출하는 창작시 공모전이다.

손씨가 제출한 '하동날다' 5행시는 "꽃잎이 흩날리면 꽃잎 따라 산 위에 흩날리고 싶었네/날지 못하는 피터팬 웬디 두 팔을 하늘 높이/마음엔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저 구름 위로 동화의 나라 닫힌 성문을 열면/간절한 소망의 힘 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이다.

손씨는 가수 유영석이 1994년 발표한 곡 '화이트'의 후렴구인 "날지 못하는 피터팬 웬디/두 팔을 하늘 높이/마음엔 행복한 순간만이 가득/~/저 구름 위로 동화의 나라/닫힌 성문을 열면/간절한 소망의 힘/그 하나로 다 이룰 수 있어/~"라는 부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당선 직후 표절 의혹이 제기돼 수상이 취소됐지만 손씨는 "글은 5행 이내 시적 문장이면 될 뿐이지 본인이 창작한 글이어야 한다고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노래를 인용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머니투데이는 보도했다.

인용의 사전적 정의는 남의 말이나 글을 빌려 쓰는 것이다. 단,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출처나 저작권 표시를 반드시 해야 한다.

반면 창작은 예술 작품을 독창적으로 지어내는 것을 말한다. 

디카시공모전 주최 측은 '디카시, 제대로 알기' 공지를 통해 "디카시는 시인이 스마트폰 디카로 사물을 찍는 것에서부터 사물이 전하는 문자를 받아 적는 것까지 '창작 행위'로, 기존의 시에 어울리는 사진을 덧붙여서 시를 효과적으로 감상하는 포토포엠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갈래의 예술"이고 창작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손씨가 이를 인지하기 못했다고 해도 '디카시' 응모 당시 인용 출처나 저작권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다.

앞서 소설가 김민정씨는 최근 손씨가 자신의 소설 '뿌리'를 도용한 소설로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을 비롯해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등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