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 10주년] 중국인 '국민메신저' 에서 ‘필수템’으로
2021-01-19 06:00
12억명 중국인 사용하는 생활필수품
위챗페이, 샤오청쉬 등 나날이 기능 업그레이드
중국 디지털사회 전환 촉매제 역할
위챗페이, 샤오청쉬 등 나날이 기능 업그레이드
중국 디지털사회 전환 촉매제 역할
텐센트가 개발한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위챗)이 오는 21일로 탄생 10주년을 맞는다. 위챗은 지난 2011년 1월21일 단순한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로 시작해 오늘날 중국인 12억명이 즐겨쓰는 국민 메신저가 됐다. “자거웨이신바(加个微信吧, 위챗 친구 맺자)는 오늘날 중국인을 만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필수 비즈니스 중국어가 됐을 정도다.
사실 웨이신은 중국인에게 국민메신저 이상의 의미가 있다. 메신저 기능 이외에도 모바일 결제 송금, 지하철요금 결제, 재테크, 공과금 납부, 대중교통 이용, 택시 호출, 음식배달, 병원예약, 기업 비즈니스 도구로도 활용된다. 위챗은 오늘날 중국인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없어서는 안될 '필수템'으로 자리잡았다.
위챗을 개발한 텐센트 부회장 장샤오룽(張曉龍)은 오늘날 ‘위챗의 아버지’라 불린다. 중국 유명 IT컬럼럼니스트 궁진후이(龚进辉)는 “애플 스티븐 잡스가 아이폰으로 세상을 바꿨다면, 텐센트 장샤오룽은 웨이신으로 중국을 바꿨다”고 표현했다.
◆춘제 '훙바오' 서비스로 대박 터뜨린 위챗페이
2013년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을 장악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출시한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餘額寶)가 돌풍을 일으켰을 때다. 위어바오는 그해 6월 출시 다섯 달 만에 모두 1000억 위안(약 17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집했다.
그해 8월 위챗에 알리페이 같은 모바일결제 기능이 처음 추가됐다. 위챗페이다. 당시만 해도 3억명 이용자를 자랑하는 알리페이에 맞수가 안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듬해 춘제(중국 설) 연휴, 위챗페이가 내놓은 '훙바오(紅包)' 서비스가 대박을 쳤다.
훙바오는 중국어로 세뱃돈이란 뜻이다. 중국에서 어른들이 춘제 때 붉은색 봉투에 세뱃돈을 담아 아이들에게 선물하던 데서 비롯됐다.
위챗페이는 스마트폰으로 훙바오를 송금하는 서비스를 내놓아 대박을 터뜨렸다. 춘제 연휴 이틀간 위챗페이 가입자가 2억명으로 급증했다. 알리페이가 8년간 쌓은 가입자 수를 단 이틀 만에 확보한 셈이다. 당시 위챗페이 훙바오 서비스를 두고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진주만 공습을 당했다”고 원통해 했다는 말이 나왔다.
이를 계기로 위챗페이는 알리페이와 어깨를 견주는 중국 양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텐페이 시장 점유율이 각각 55.6%, 38.8%로, 전체 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다.
◆ 중국 모바일 생태계를 바꿔놓다···'샤오청쉬'
위챗의 또 하나의 발명품은 2017년 1월 선보인 샤오청쉬(小程序)다. 미니프로그램이란 뜻인데, 일종의 ‘앱 속의 앱’이라 볼 수 있다.
위챗 이용자들이 생활서비스·교통·미디어·쇼핑 등과 관련된 각종 앱을 위챗 안에서 검색을 통해 찾으면 곧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각종 앱을 별도로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저장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고, 구동 속도도 빠르다.
위챗의 샤오청쉬 출시 이후 알리바바,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다른 인터넷 기업들도 잇달아 미니앱 플랫폼을 출시했다.
중국 알라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미니앱 개수는 600만개를 돌파했다. 이중 위챗 미니앱이 380만개로, 일일 활성화 이용자 수만 4억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챗 미니앱을 통한 총거래액(GMV)는 2조 위안으로 집계됐다.
◆中공산당이 훤히 들여다본다···美 트럼프 '위챗 제재령'도
위챗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중국 당국의 검열 여부다. 실제 위챗에선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 삭제되고 계정이 차단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19가 중국에서 처음 발발했을 당시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글들을 속속 차단되고 계정이 폐쇄돼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중국인의 위챗 대화를 검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중국 정부가 위챗을 자국민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챗 제재령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위챗이 자국민 데이터를 수집하는 등 10억명이 넘는 위챗 사용자가 공유하는 정보 소식을 검열해 중국에 넘겼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