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시즌 돌입... 역시 ‘전·차’ 유종의 미 거뒀다

2021-01-18 06:30
한화솔루션 등 주요 기업 이번 주 발표 시작... 전자·자동차 성장 견인
철강·조선도 선방... 정유·항공은 기업별 희비 엇갈려

국내 주요 기업이 이번 주부터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 들어간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국내 산업을 대표하는 전자와 자동차업계 등이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새해 희망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유와 항공 등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았던 업계는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면서 그 불확실성의 연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한다.

다행히 지난해 4분기 국내 산업계는 코로나19에도 선방한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64곳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3% 증가한 32조7000억원 수준이다.

실적 상승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와 내수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뒀던 자동차업계 등이 견인했다. 실제 지난 8일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9조원이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기저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6470억원)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535.6%가 늘어났다. 이 덕분에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도 3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업계를 떠받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8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경기가 침체됐던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3.4% 많은 수치다.

자동차업계도 지난해 4분기 국내 산업계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4분기 각각 1조7300억원, 9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측된다. 현실화하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모두 50% 이상 상승하는 것이다.

수출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수에서 방어하며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결과다. 현대차와 기아는 4분기를 포함해 지난해 전반적으로 내수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내며 총 134만254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6.2% 늘어난 숫자다. 양사는 내수 시장에서 각각 지난해 역대 세 번째(78만7854대), 사상 최대 실적(55만2400대)을 신고했다.

제2의 반도체로 꼽히며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는 배터리업계도 지난해 국내 산업계의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2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03.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도 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흑자전환한다. 이밖에 현대제철과 HMM 등 철강과 조선업계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유업계와 항공 등은 코로나19로 기업별 성적이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4분기 정유업계에서는 에쓰오일(620억원)·현대오일뱅크(730억원),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1000억원)을 제외하고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산업계가 유종의 미로 새해 희망을 줬다”며 “올해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계가 선방하는 가운데 정유 등도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MM 포워드호가 10일 부산에서 미국 LA로 출항을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