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세금 때문에’…중소기업 가업승계 '주저'

2021-01-12 14:2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중소기업을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인 95%가 가업승계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막대한 세금’을 지목했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제도’가 존재하지만, 66%는 사전·사후요건을 지키기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업력 10년 이상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중소기업 가업승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76.2%는 ‘가업승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응답기업의 69.8%는 이미 기업을 승계했거나, 승계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53.3%는 ‘창업주의 기업가정신 계승을 통한 기업의 지속 발전 추구’를 위해 승계를 결심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가업을 승계 또는 승계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막대한 조세 부담’(94.5%)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가업 상속 시 상속세를 공제해주는 ‘가업상속공제제도’ 활용 의향에 대해선 10곳 중 2곳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절반에 가까운 49.2%는 활용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최대 500억원 한도로 가업상속가액을 공제해주는 제도임에도 중소기업에서 활용을 주저하는 것은 엄격한 사전·사후요건 때문이다. 응답기업의 40%는 ‘사전요건을 충족시키기 힘들어서’ 제도를 활용하지 않겠다고 답했고, 25.9%는 ‘사후조건 이행이 까다롭다’고 했다. 65.9%가 사전·사후요건을 지목한 것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게다가 일자리를 유지하고, 기업의 영속성·지속경영을 위한 가업 상속은 세금을 인하해줘도 모자랄 판에 할증한다는 것은 너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상속세율은 글로벌 기준에 괴리가 있어 수정될 필요가 있고, 기업의 경우는 특히 세금 부담을 더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