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한단 말 안 나와”…주호영, 靑유영민 앞 쓴소리
2021-01-06 16:13
“사면 먼저 제기하고는 사과 필요하다 해…수모를 당한 것”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유 실장 예방을 받고 “어려운 때에 중책을 맡았다. 흔히 중책을 맡으면 축하드린다고 하는데, 하도 엄정한 때고 어려운 일이 많아서 축하드린다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사실 오늘 정무수석(최재성)이 오면 제가 좀 언잖은 말씀을 드리려고 했는데, 대통령을 만나뵈면 늘 협치,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말씀하시는 데, 저희들이 볼 땐 그냥 말씀으로만 그렇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20대 국회도 마찬가지였지만, 21대 국회에 들어와서도 정치가 너무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특히 앞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에 질의서를 전달하러 갔지만 청와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 문재인 대통령 시정 연설 당시 사전 환담에서 몸수색을 당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 초선 의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찬바람을 맞으면서 (질의서를) 전달하려고 할 때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며 “(최 수석은) 내팽개친 채 축구를 하러 가서 저희들이 너무 섭섭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 면담 장소에 들어가다가 검색을 당했는데, 정무팀으로부터 제대로 된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했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대표가 먼저 제기하고, 민주당 측에서 찬반 논란을 거치면서 오히려 저희들이 좀 수모를 당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먼저 제기한 것도 아닌데, 자기들(민주당)이 제기해서 안 되니 사과가 필요하다는 얘길해서 저희들이 좀 불편한 상황”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사면은 대통령 만이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니 비서실장이 여러 제반 사항을 검토해서 이 일로 서로 불편해지는 일이 없고,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잘 부탁하겠다”고 했다.
유 실장은 “제가 비서실장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축하를 못 해주시겠다고 하는데, 제가 축하를 받을 수 있게끔 빈 공간을 주 원내대표께서 채워주시리라 믿는다”며 “여러 가지 말씀을 새겨듣겠다”고 했다.
유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회복돼야 하는데, 민생경제를 회복하는 여러 문제들이 다 정치적인 이해 관계를 떠나서 국가에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주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에 떼를 좀 쓰겠다”고 했다.
유 실장은 “저희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늘 꾸짖어 주시고, 또 하시라고 하명을 주시면 열심히 심부름을 하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유 실장은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예방했는데, 전 대통령 사면이나 영수회담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