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벨업 3000] 전기차·반도체 등 대형주가 이끈 증시
2021-01-06 19:39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사상 최초의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대형주들이 이끌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우량주들을 쓸어담은 결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상승하며 지수가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견고해진 시총 상위 종목들의 구성, 증시로 쏠리는 자금 때문에 과거와 같은 '급등 이후 폭락'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들의 올해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선도 3000포인트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조490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산 주식은 삼성전자(9조5952억원)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지수가 급락하자 삼성전자를 꾸준히 사들였다. 이외에도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을 시총 상위권의 대형주들이 차지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현대차(2조5990억원), 네이버(2조525억원), 카카오(1조2172억원), SK(1조1865억원), SK하이닉스(8719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연말 8만원 고지를 밟은 삼성전자는 6일 장 초반 8만4500원까지 올랐다. SK하이닉스 역시 이날 1%대 강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두 회사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8만9488원으로, 지난달 초(7만9217원) 대비 약 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역시 19%가량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들 기업의 선전을 보다 큰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랜 기간 우리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반도체에 더해 전기차, 2차전지는 물론 바이오, 정보통신(IT) 등이 추가되며 과거와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밀도'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 증시를 대표하던 반도체, 조선, 철강, 화학 업종은 경기와 업황에 따라 주가 변동이 컸다. 최근 급부상한 기업들은 이와 달리 경기순환보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시총 상위권에 올랐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저평가 받았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경기민감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이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최근 부상한 신산업 관련 기업들은 경기 순환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도 기술 발전에 따른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향후 금리정책의 변화와 글로벌 증시 변동에 따라 지수가 내려갈 수 있지만 2000~2500선이 아닌 2800~3200 수준으로 지수의 레벨 자체가 과거와는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