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금융 경쟁] 은행권 신년사 화두, "올해도 디지털 전환"

2021-01-04 08:00

은행권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역점 과제로 지목했다.

22개 국내 은행을 대표하는 은행연합회 김광수 회장은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화는 팬데믹으로 더욱 압축적으로 진화해 우리의 일상 속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며 "풍부한 데이터, 브랜드 인지도로 무장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과 제휴 또한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서비스의 보편화로 대면서비스 중심의 금융회사 점포망은 빠르게 축소되는 한편, 전자금융거래법·전자서명법 등 법령 정비와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사업 등 인프라 구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회장은 "금융 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해 갈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은 뒤 참여자들의 순위가 지금과 다르리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라며 "디지털화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해, 철저한 고객 여정 분석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한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과감한 자기혁신을 이루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역시 '플랫폼 금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손님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용자들이 몰리면 몰릴수록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먼저 선점하는 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가 형성돼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손님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려 사업간 융합을 촉진시켜, 플랫폼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다"며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김진균 Sh수협은행장은 "가속화된 '언택트(untact)' 시대로의 전환은 디지털 금융 분야에 있어 우리에게 더 큰 변화와 혁신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생존의 문제"라며 "단순히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김진균 행장은 "디지털화와 관련해선 본부와 영업점 구분 없이 전사적 차원에서 모두 함께 대응해 나가자"며 "철저한 고민과 검토를 통해 어떻게 하면 디지털과 비대면채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사진=은행연합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