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남북관계] ②'보건 협력' 文 제안에 묵묵부답하는 北...새해엔 침묵 깰까
2021-01-04 08:00
北, 코로나19 유행 직후 국경 폐쇄
지난해 심각한 수해에도 지원 거부
당 대회서 '코로나 방역' 강조할 듯
남북 보건협력 가능성 작아지는 셈
北, 남북대화 재개할 것이란 낙관도
지난해 심각한 수해에도 지원 거부
당 대회서 '코로나 방역' 강조할 듯
남북 보건협력 가능성 작아지는 셈
北, 남북대화 재개할 것이란 낙관도
새해를 맞아 북한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보건·방역 협력 제안에 묵묵부답하는 상황에서 새해에도 침묵을 이어갈지 미지수다.
북한은 오는 4~5일 제8차 당 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진다.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해 최고 치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남북 보건·방역 협력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비관이 제기된다.
다만 북한이 이달 20일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을 감안해 남측의 러브콜에 화답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 유행 직후 감염 방지를 명목으로 국경을 폐쇄해왔다. 감염병에 취약한 북한 내 의료 시스템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북한은 또 지난해 여름 태풍 등에 따른 심각한 수해 피해에도 한국 등 주변국의 지원을 허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행보였다.
세계보건기구(WTO)도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아시아 지역 코로나19 상황보고서를 통해 북한에서 같은 달 초까지 총 1만960명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지만, 확진자는 여전히 0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믿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 차례나 내놨지만, WHO가 북한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결국 북한이 4~5일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당 대회에서 지난해의 가장 큰 성과로 코로나19 방역을 내세울 것으로 보여 남북 간 보건·방역 협력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응을 포함한 남북한 간 보건·의료 협력 의지를 수차례 밝혀온 문재인 정부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는 셈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부터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의사를 거듭 표명해왔다.
정작 북한은 이 같은 남측의 러브콜에 내내 묵묵부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해 12월 강 장관의 발언에 '망언'이라고 칭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부부장은 특히 "우리(북한)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되어야 할 것"이라며 거센 엄포를 내놨다.
이에 남북 간 보건·방역 협력 가능성은 더욱 멀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북한이 이른 시일 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포석으로 남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낙관도 존재한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곧 열릴 제8차 당 대회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와 관련해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며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는 열병식 연설을 상기할 때 대화와 협력에 방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11일 개최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 맞잡기를 기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양 교수는 또 "곧장 연락채널을 복원하고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문서교환방식 또는 화상회의를 통한 남북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민족자주에 토대한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한 후 이를 위한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