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으로 리턴한 부동산 수요..."올해도 아파트 시장은 우상향"

2021-01-03 18:00
전국 규제지역 묶이면서 강남 신고가 행진
'강남, 상대적으로 싸다'는 인식 확산...올해도 전국적으로 5% 안팎 오를 것

[표=아주경제 DB]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해에도 집값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전국 주요도시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주택수요가 강남으로 되돌아오는 '역풍선효과'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충격을 막기 위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크다.

3일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24.5로, 2013년 4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은 124.2, 경기 128.4, 인천 123.3, 수도권 126.2 등으로 전달(11월) 대비 2.9∼10.0포인트씩 상승했다. 이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향후 3개월 이내 아파트값 전망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상승, 100 미만이면 하락 의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남4구를 중심으로한 서울 주택가격 상승흐름도 심상치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주(12월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6%,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23% 상승해 전주대비 상승폭을 확대했다.

서울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중심으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송파구는 토지거래허가 구역 인근인 신천동과 문정동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전주대비 0.11% 상승했고, 강남구와 서초구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각각 0.09%, 0.10%씩 상승했다. 강동구는 고덕, 둔촌, 명일동 신축 단지 위주로 0.10% 올랐다.

실제 강남에서는 전고점을 수억원씩 뛰어넘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45㎡는 지난달 28일 50억원에 손바뀜되면서 4개월만에 11억원이나 올랐다. 압구정동 신현대 11차 전용 183.41㎡도 지난달(12월15일) 49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인 46억4000만원(10월)보다 2억6000만원 올랐다. 한양 3차 116.94㎡도 최근 29억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거래가격보다 1억원 올랐다.

송파구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의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면적 178.33㎡가 지난달 41억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이 단지는 같은달 151.01㎡이 33억원, 134.49㎡이 31억원에 거래돼 거래가 체결될때마다 신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 84.79㎡은 지난달 23일 34억5000만원에 계약돼 같은달 초 거래액보다 6억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전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매매수요가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풍선효과로 이미 서울 주요지역 아파트 가격 대부분이 오른 만큼 수요자들이 강남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과 다른 지역의 아파트값 격차가 줄면서 가격 변별력이 사라졌다”면서 “강남 아파트를 사지 않을 이유가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인 강남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올해도 집값 상승세가 여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규제지역의 확대는 서울, 수도권 등 인기지역으로 다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며 "어차피 똑같이 규제를 받는 상황이라면 인프라가 좋고, 실수요자가 탄탄한 곳이 주목을 받게 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의 대출 규제가 예상되므로 중저가 주택 주도의 부동산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상승률 5% 안팎에서 가격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집값이 전국적으로 5% 이상은 상승할 것"이라며 "지난해 상승 변동이 수도권 중심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이제 막 오르기 시작한 지방 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상승률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서울이 매매가와 전세가가 모두 강세, 기타 수도권은 매매가 강보합세, 전세가 강세가 예상되는 반면 지방은 매매가 보합세, 전세가 강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