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中 주식시장 역대 최다 상장폐지… 내년엔 더 늘어난다

2020-12-30 16:17
中 자본시장 출범 30주년 맞아 시장 안정에 총력
바오펑ㆍ러스왕 등 16개 기업 상장 폐지

[사진=펑파이신문 캡쳐]

올해 중국 A주(본토 증시)에서 퇴출된 상장사가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매년 상장사의 약 8%가 상장폐지 되는 미국 주식시장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중국 당국이 건강한 자본시장 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된다. 내년에는 상장사 폐지 기준이 한층 강화돼 더 많은 부실 기업들이 본토 주식시장에서 쫓겨날 전망이다.
실적 부진으로 경영난 이어간 16개 기업 퇴출
30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 A주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모두 16개다. 역대 가장 많은 수의 기업이 퇴출된 것이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기업이 퇴출된 해는 10개 기업이 퇴출된 2019년이다.

올해 유독 많은 기업이 상장폐지된 것은 연초부터 시작된 금융당국의 엄격한 관리감독 때문이다. 올해는 중국 자본시장 출범 30주년이 되는 해로, 중국은 자본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부실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대표 기업으로는 러스왕(樂視網·LeEco)과 바오펑그룹(暴風集團)이 꼽히는데, 두 기업 모두 실적악화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한때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던 러스왕은 지난 5월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중국을 대표하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로 승승장구했던 러스왕은 한때 시총이 1700억 위안(약 29조2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스마트TV, 콘텐츠, 스마트폰, 스마트 자동차까지 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하다가 자금난에 봉착했다. 결국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악화가 이어지면서 회생불가 판정을 받았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돼 있었던 중국 비디오스트리밍 플랫폼 바오펑은 펑신 설립자 겸 회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로 인해 바오펑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 상반기 실적보고서 제출 기한을 넘기면서 7월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에도 회사 운영상황을 회복하지 못해 이달 10일 결국 5년 간의 상장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A주는 주식등록제로 큰 성과를 거둔 해이자, 상장폐지 제도가 눈에 띄는 진척을 보인 해라고도 평가한다. 우한과기대 금융증권연구소의 둥덩신(董登新) 소장은 “주식등록제 가 효과를 발휘하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퇴출제도 강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며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중국 주식시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해”라고 평가했다.
내년 상장폐지 기준 강화... 퇴출기업 수 늘어날 전망
시장에서는 내년엔 퇴출 기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앞서 중국 금융당국이 한층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을 내놨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2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이 3억 위안(약 501억1000만원) 이하를 기록한 상장사는 증시에서 퇴출된다. 주가가 20거래일 연속 1위안을 밑돌아도 마찬가지다.

상장사 재무 상황에 대한 퇴출 기준도 조정됐다. 영업활동이 아닌 비경상적 이익을 제외하기 전과 후의 순익이 마이너스 상태이면서 매출이 1억 위안 미만이면 퇴출 대상이다. 3년 연속 실질 순익을 실제 순익보다 100% 이상 부풀려서 신고하거나, 3년간 허위 보고 순익 금액이 10억 위안 이상인 기업도 퇴출된다.

21세기경제보도는 현재 A주에서 2018년과 2019년 연속 영업활동이 아닌 비경상적 이익을 제외하기 전과 후의 순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상장퇴출 위기에 놓인 기업은 28개라고 지적했다. 상하이·선전증시에 상장된 기업 18개와 중소기업판·창업판·커촹반에 상장된 기업 10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