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닥친 中, 전기 또 끊기나…전력회사 달려간 지방 수뇌부
2020-12-30 00:10
中 전역 강추위에 난방수요 급증
전력난 겪은 장시·후난성 등 긴장
현지 수뇌부, 민심악화·문책 우려
"안정적 전력 공급에 만전 기하라"
석탄부족 여전, 수입량 44% 급감
전력난 겪은 장시·후난성 등 긴장
현지 수뇌부, 민심악화·문책 우려
"안정적 전력 공급에 만전 기하라"
석탄부족 여전, 수입량 44% 급감
중국에 몰아닥친 세밑 한파로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난 재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전력 부족으로 홍역을 치렀던 지방정부의 경우 수뇌부가 직접 전력회사를 시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다만 석탄 수입 감소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29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기상국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중국 전역에 주황색 한파 경보를 발령했다.
최고 등급인 주황색 경보는 24시간 내에 기온이 16도 이상 큰 폭으로 떨어져 최저 기온이 영하로 유지될 때 발령된다.
창장(長江·양쯔강) 이남의 남부 지역에서도 영하의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장타오(張濤) 수석 예보관은 "이번 한파는 강도가 높고 남쪽으로 이동하는 속도도 빠르다"며 "중부는 물론 남부에도 큰 눈이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난방 수요 급증이 예상되자 최근 전력난을 겪었던 지방정부들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류치(劉奇) 장시성 서기는 지난 26일 관내 국유 전력회사를 방문해 전력 공급 현황을 보고 받았다.
류 서기는 "결정적인 순간이 도래했다"며 "안정적인 전력 생산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이롄훙(易煉紅) 장시성 성장도 유관 부처를 불러 모아 좌담회를 열고 "일상 생활과 산업 생산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며 "정상적인 경제·사회적 질서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에는 쉬다저(許達哲) 후난성 서기가 전력회사를 찾았다. 그는 "민생을 보장하고 중점 기업과 사업장이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샤오둥(邵東)시 시찰에 나선 마오웨이밍(毛偉明) 후난성 성장은 관계자들에게 "현재 전력이 어느 정도 부족한가. 정전이나 전력 사용 제한 등이 있었는가" 등을 물었다.
직전에 중국 최대 국유 전력회사인 국가전망공사 회장을 지냈던 마오 성장은 "후난성에 또 한 번 강추위가 닥쳤다"며 "전력 부하가 최고점을 찍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시성과 후난성은 이들 들어 전력 사용 제한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산업용 전력 수요 급증과 석탄 재고 부족 등으로 전력난이 가중된 탓이다.
이번 한파로 또다시 전력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민심 악화와 상부의 문책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 동부 연안의 저장성과 광둥성도 전력 부족으로 산업 생산에 타격을 받았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계자는 전날 "일부 지역에서 전력 공급과 관련해 압력이 가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석탄 부족 여전, 긴장감 고조
발개위 측의 장담에도 중국인들의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은 총 발전량 가운데 화력 발전 비중이 70% 이상인데 석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4일 현재 중국 동부 연안 8개 성의 화력 발전소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석탄 재고량과 사용 가능 일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4.3%와 77.8%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과 호주 간 갈등 격화로 호주산 석탄 수입이 끊긴 게 결정적이다.
호주는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와 확산 경로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등 보복에 나서자 5월부터 전체 석탄 수입량이 줄기 시작해 8월부터 감소폭이 30%를 넘어섰다. 지난달 석탄 수입량은 전년 동월보다 43.8% 급감했다.
궈타이쥔안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경기 회복과 산업 생산 증가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돌고 있다"며 "석탄 가격 오름세도 지속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대체재인 천연가스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톈펑증권은 "철강·알루미늄·유리 등 대형 산업이 빠르게 살아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예상치를 초과했다"며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발개위는 "산시성과 네이멍구자치구 등 석탄 주요 산지를 중심으로 공급 확대를 지도하고 있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