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코로나19 취업 한파...채용계획 역대 최저

2020-12-29 15:33
내년 3월까지 채용 계획 25만3000명…2008년 이후 최저
올해 7∼9월 5인 이상 기업, 채용인원 전년대비 4만1000명 감소...7년 만에 최저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및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고용노동부]
 

내년에도 코로나19가 몰고 온 고용 한파는 매서울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내년 1분기까지 채용계획 인원이 25만3000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채용 규모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올해 4분기~내년 1분기(2020년 10월∼2021년 3월) 채용 계획 인원은 25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명(1.1%)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다.

지속된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취업난이 더 심화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종별로 보면 그나마 구인 여력이 있는 제조업에서 7만명 채용을 예상했다. 이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3만2000명), 운수 및 창고업(3만명), 도매 및 소매업(2만3000명) 순이었다.

직종별로는 경영·행정·사무직(3만5000명), 운전·운송직(3만3000명), 영업·판매직(1만8000명), 제조 단순직(1만7000명) 순이었다.
 

2020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자료=고용노동부]
 

사실 올해 3분기까지 채용 관련 통계만 봐도 내년에 기업들이 채용에 선뜻 나서기 힘들 것으로 예상 가능했다.

국내 상용직 5인 이상 사업체의 올해 3분기(7∼9월) 채용 인원은 55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1000명(6.9%) 감소했다. 3분기 기준으로 볼 때 2013년(54만7000명)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다.

같은 기간 기업들의 구인 인원도 62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5만1000명(7.6%) 줄었다. 구인 인원은 2012년 3분기(58만6000명) 이후 가장 낮다.

고용부는 코로나19 확산 후 기업들이 줄줄이 채용을 줄이거나 연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8월 대학의 시간강사를 1년 이상 채용하도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대학의 구인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민간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면서 청년 취업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12월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내달 발표될 12월 고용상황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에 공공일자리 사업 종료 등과 맞물려 내년 1분기까지는 고용둔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