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의 新경세유표-35] 호랑이가 많이 사는 부탄, 국민행복지수 1위국이 된 비결
2020-12-30 06:00
부탄의 공수처, 반부패위원회(ACC) 영향력 덕분
-지그메 왕축 부탄 국왕 2005년 12월 31일 부패방지위 (ACC)설치 기념식 축사에서
∙ 10월 17일 부탄 국왕은 데키페마(Deki Pema)를 신임 반부패위원회(ACC)위원장으로 임명했다. ACC위원장은 부탄 헌법에 따라 총리, 대법원장, 국회의장, 국가평의회장, 야당지도자가 추천한 자 중에서 국왕이 임명한다. - (1)*2020.10.17.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공자가 제자들과 태산 기슭을 넘어가다가 세 개의 무덤 앞에 슬피 울며 곡을 하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 자로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게 했다.
여인 : 탐관들의 수탈을 참지 못 하고 가족들과 이쪽 태산으로 거처를 옮겼으나 시아버님께서 몇 년 전 호환을 당하셨습니다. 몇 달 전에는 남편이 호랑이에게 해를 맞았으며 며칠 전에는 열아홉살 난 장남이 나무를 하러 가다가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자로: 호랑이가 창궐하는데도 그러면 왜 이사를 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여인: 그래도 이곳에는 가혹한 정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로가 이를 스승에게 말하자 공자는 슬퍼하며 이렇게 말했다.
공자: 모두 잘 알았느냐? 이렇듯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 가정맹어호 苛政猛於虎)이니라.
- 『예기 禮記 단궁편(檀弓篇)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는 기득권층의 권력형 부정부패와 가혹한 세금을 비판할 때에 쓰는 한자성어다.
◆호랑이 밀집서식 1위국 부탄이 국민행복지수 1위국이 된 비결은
지금 세계에서 면적대비 호랑이가 제일 많이 살고 있는 나라는 부탄이다. 즉, 부탄은 세계 호랑이 밀집서식 1위국가다. 호랑이는 동부 히말라야 부탄의 해발 3630~4200m 숲에서 많이 살고 있다.(2)* 또 부탄의 대표 관광지는 호랑이 사원(Tiger's Nest)이다.
부탄은 국민행복지수(GNH) 세계 1위 국가도 겸하고 있다.
공자가 태산 근처에서 만난 시아버지 남편 장남을 호랑이 먹이로 보낸 불행한 여인과 달리 부탄 국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이다. 이러한 상반된 행·불행의 갈림길은 과연 무엇일까?
흔히들 부탄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가 된 비결은 풍광이 아름다운 히말라야 산록에서 사는 부탄 국민들이 무소유의 행복을 추구하며 불교를 믿고 안빈낙도의 삶을 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부탄과 이웃하며 히말라야에 위치한 불교 국가 네팔의 국민행복지수와 국가청렴지수는 부탄과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그러면 우선 제도를 바꿔라!” 가 필생의 지론인 제도개혁학파 필자는
부탄이 국민행복지수 1위국이 된 최대비결은 부탄의 공수처격, 반부패위원회(ACC; Anti-Corruption Commission) 존재와 그 탁월한 기능의 발휘 덕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행복지수 세계 1위국, 부탄은 2006년 기소권· 수사권· 조사권을 보유한 독립 공수처, 반부패위원회(ACC)를 창설하고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사회 및 경제 발전'을 위한 반부패 정책을 제도화 해 실천했다.
그 결과 부탄의 국가청렴도(CPI) 순위는 2008년 45위에서 2012년 33위, 2014년 30위, 2016년 37위, 2019년 25위로 해마다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부탄의 인접국이자 공수처가 없는 네팔의 CPI 순위는 2008년 121위, 2019년 CPI 순위 113위로 국가청렴지수 하위권에 계속 머물고 있다.
다음은 지그메 왕축 부탄 국왕 2005년 12월 31일 ACC 설치 기념식 축사의 요지다.
“부탄의 급속한 경제 발전 속도로 인해 이기심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생각에 변화가 있어 정부와 민간 부문 모두에서 부패 관행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지금 취해지지 않으면 미래에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는 인구가 매우 적은 이 나라에서 서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모든 부탄 국민은 부패를 폭로하고 부패에 대항하는 행동은 모든 부탄 국민의 책임과 의무입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수립 처음부터 부패를 억제하고 근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헌법 ㅊ택 이전에 반부패위원회(ACC)를 설치하고 ACC가 그 기능과 책임을 효과적으로 수행 할 수있는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ACC의 비전·사명·가치
비전: 행복하고 조화롭고 부패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다. To strive towards building a happy, harmonious and corruption free society.
사명:솔선수범하여 반부패를 선도한다. 탁월한 파트너쉽을 통해 성취한다. 국민의 성원으로 고위층 위주의 반부패전략을 이룩한다.
가치:리더십, 팀워크, 신뢰성, 성실성, 겸손, 투명성, 과감성, 공정성, 책임성, 전문성, 접근편의성, 창의성, 목적 달성을 위한 끈기와 공감.
왜 부패와 싸우는가: 권력형 부패는 불평등과 불의를 낳고 부조화를 품고 국민행복지수(GNH)의 본질을 약화시킨다. 이는 국가의 민주주의, 안정 및 발전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 이것이 왜 부패를 척결되어야만 하는 이유다.(hat is why corruption must be curtailed!)
◆ACC의 조직·정원
ACC위원장은 부탄 헌법에 따라 총리, 대법원장, 국회의장, 국가평의회장, 야당지도자가 추천한 자 중에서 국왕이 임명한다. 인구 77만명 부탄의 공수처 ACC의 정원은 위원장 포함 총120명이다. 인구 5170만명의 대한민국 공수처 총정원 85명(검사25명+수사관 20명+행정직원 20명)에 비할 수 없이 많은 인원이다.
ACC의 양대부서는 조사부와 행정관리부다.
ACC의 핵심부서인 조사부(정원 60명)애는 5개 조사과(각 10명) 행정지원과(10명)의 요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조사부의 업무는 부탄부패방지법 제25조 (1) (g)가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제 4장에 따라 범죄 혐의, 의심되는 시도 또는 의심되는 예비음모를 수사 조사한다.
조사부는 5개의 조사부(I ~ V)와 1개의 행정부서로 구성한다. 조사영역은 부문 별 주제별 중요도를 기반으로 한다. 조달, 토지 및 천연자원, 금융 및 비즈니스, 인적 자원 관리 및 개발, 사회 및 정치 영역으로 분류된다. 각 조사부는 해당 특정 분야의 관련 전문 지식, 지식 및 기술 (주제 문제 전문가)을 갖춘 경험이 풍부한 한 두 명의 수사관이 배치하고 예비로 일반 조사관이 이를 보조한다. 또한 필요에 따라 한 수사 영역에서 다른 수사 영역으로 팀을 동원할 수 있도록 분야별 접근 방식에 적절한 유연성을 가미해야 한다."
일반행정부(정원 59명)에는 총무과 기술지원과 법무과 3개과가 있다. 총무과 27명 (정책기획팀 6, ICT 미디어팀 6, 인사팀3, 행정재무팀 13), 기술지원과 17명(포렌식분석팀7, 정보팀5, 감시장치팀5), 법무과 15명(법무관 6명, 법무보좌관 9명). 일반행정부서의 업무 역시 부탄부패방지법 제25조 (1) (f)가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일반 행정부서는 새로운 수사부 신입 직원을 채용하고 수사부서에 행정 지원업무를 제공한다. 수사 및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기술, 경험을 제공하는 통합부서이다. 업무 배치는 승진 또는 석사 학위 취득 또는 업무성과에 따라 승진한다."
◆ACC의 직무범위와 권한
ACC의 직무 범위는 2011년에 제정한, 부탄 부패 방지법(Anti-Corruption Act of Bhutan) 제4장 따른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 - 즉 뇌물 수수, 횡령, 권력과 영향력 거래, 권한 남용, 설명할 수 없는 부의 소유(Possession of unexplained wealth), 허위사실유포, 정보 유출, 특권 남용 및 자금세탁범죄에 대한 광역 심층 조사 수사 기소권 행사이다.
ACC는 조사권 수사권 기소권 무영장 체포압수수색권 자산동결조치 명령권을 보유하고 있다. ACC조사부가 실질적인 조사와 수사 기소권을 행사하고 ACC의 권한이 일반 법집행기관보다 고위공직자 부패관련 범죄에 관해 우선시되고 있다. ACC는 제보 내용에 대해 관련자 및 혐의자를 대상으로 직접 조사할 수 있으며 필요시 금융계좌나 동산 부동산 등의 자산을 동결조치할 수 있어 부패 통제의 효과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3)*
◆◇◆◇◆◇◆◇주석
(1)* 부탄의 최대 대표 일간지 <the bhutanese> https://thebhutanese.bt/ecb-acc-and-raa-get-new-heads/
(2)*Jigme, K. & Tharchen, L. (2012). "Camera-trap records of tigers at high altitudes in Bhutan". Cat News (56): 14–15.
(3)* 부탄 반부패위원회 홈페이지 https://acc.org.b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