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쓰비시 탈탄소 박차…유럽 등도 투자 확대

2020-12-28 18:58
수소 이용 공정 도입한 제철공장 건립

일본 중공업 업계의 탈탄소 경쟁이 뜨거워 지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이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세계 최대규모의 '탄소 제로' 제철시설을 곧 완공하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미쯔비시 중공업은 영국 법인을 통해 오스트리아 철강업체인 뵈스트알피네의 공장 단지에 파일럿 공장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가동은 2021년 시작된다. 이번에 지어지는 탈탄소 친환경 공장에서 생산되는 철강의 양은 연간 25만톤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세워지는 공장은 수소제철공장이다. 철광석에 함유된 산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코크스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이른바 직접환원제철(DRI) 공법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기존 제련 과정에서 코크스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세계 철강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억 톤에 달한다. 이는 2000년의 2배 정도 되는 수준이다. 이처럼 철강산업의 탄소배출이 늘면서 전체산업 가운데 탄소배출량에서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5%에서 25%로 크게 늘었다.


 

[사진=게티이미비뱅크]


문제가 되는 것은 수소의 공급가격이다. 

일본 경제무역산업성에 따르면 현재 공급되는 수소의 시장 가격은 1N㎥(노멀세제곱미터·섭씨 0도 1기압 상태에서 기체의 부피를 표현하는 단위)당 100엔 정도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이 공급 비용을 30엔으로 내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DRI 도입이 더욱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가격이 10엔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수소철강제조 공정은 현재 유수의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세계 철강장비 업체인 독일의 SMS는 이탈리아의 다니엘리와 함께 수소철강제조 공정 도입에 나서고 있다. 철강제조업체인 아르세셀로미탈을 비롯해 티센크루프와 잘츠기터 역시 DRI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호주 등에서 수소 생산업체들의 지분을 사들이는 등 수소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유럽연합(EU)는 지난 7월 향후 30년간 수소 산업에 470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때문에 수소제철공장은 향후에 추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쯔비시 중공업은 철강 부문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탈탄소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12월 1일 미쯔비시 중공업의 자회사인 미쯔비시중공 엔지니어링이 '탈탄소사업추진실'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켰다. 이 조직이 주력하는 것은 이산화탄소(CO2) 회수장치다.

미쯔비시 중공의 에너지부문을 담당하는 호소미 켄타로 상무는 "미국에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회수 플랜트를 건설하는 등 이산화탄소 회수에 있어 전세계에서 선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특히 성장을 기대했던 항공기나 석탄 화력이 역풍을 맞아 구조 전환을 도모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탈탄소 사업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2030년도까지 이산화탄소 회수·이용과 수소 관련 부문의 매출을 3000억엔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