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쿠폰 1만원이 입금됐습니다"
2020-12-21 16:35
이달 16일 각 카드사 외식 실적 달성자에 1만원 지급
올해 예산 330억 중 29억 소요..."코로나 확산으로 중단 탓"
연말 중 외식쿠폰 재개...배달앱 선결제도 실적으로 인정
올해 예산 330억 중 29억 소요..."코로나 확산으로 중단 탓"
연말 중 외식쿠폰 재개...배달앱 선결제도 실적으로 인정
21일 정부와 카드사에 따르면 KB국민·우리·NH농협·BC·삼성·하나·롯데·신한·현대 등 9개 카드사는 지난 16일 8월 1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외식쿠폰 사용 내역을 정산해 실적을 달성한 사람에게 1만원을 지급했다.
이번 1차 환급금은 약 29만명에 돌아갔다. 올해 편성된 외식쿠폰 예산 중 330억원 예산 중 29억원(8.7%)이 소요됐다.
외식쿠폰은 정부가 코로나로 얼어붙은 내수를 살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기 타격을 줄이기 위해 도입했다.
금요일 오후 4시부터 일요일 밤 12시까지 신청한 본인 카드로 2만원 이상 4회 사용하면 1만원을 돌려주는 개념이다. 하루 최대 2회 사용이 가능하다.
2만원씩 네 번 총 8만원을 쓰면 1만을 돌려주기 때문에 외식쿠폰 환급률은 12.5%에 달한다. 자취생 이민하(31) 씨는 "평소처럼 배달 시켜 먹었을 뿐인데 1만원이 통장에 들어와 용돈을 받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4회 결제 때 1만원으로 할인이 끝이 아니니다. 8회 결제 때 1만원, 12회 결제 때 1만원 할인처럼 4회 결제할 때마다 1만원이 입금된다.
주의할 점은 한 식당에서 한 번만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사용하는 카드는 외식쿠폰 이벤트에 등록한 카드만 인정된다. 같은 카드사 카드라도 해도 카드번호가 다르면 인정되지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각 카드사에 외식쿠폰 실적을 충족하면 환급 대상자라는 안내 공지를 하도록 독려했다"며 "이는 강제하는 부분은 아니고 카드사 자율로 이뤄지기 때문에 안내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로부터 문자가 오지 않았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환급 대상 여부를 조회해 볼 수 있다.
외식쿠폰 정책은 부침이 심했다. 8월 14일 첫 시행하자마자 코로나 2차 확산으로 같은달 16일 중단됐다. 10월 30일 외식쿠폰을 재개했지만 코로나 3차 확산으로 11월 24일 0시부터 또다시 중단됐다. 8월부터 지금까지 실제 외식쿠폰 사용이 가능했던 기간은 11일 뿐인 셈이다.
외식쿠폰이 중단과 시행을 반복한 것은 대면 결제 방식 때문이다. 외식쿠폰은 직접 식당에 가서 결제하거나, 배달앱으로 주문한 후 배달기사와 만나 '카드 결제'를 해야 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가 확산하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고 외식쿠폰은 여지없이 중단됐다.
대면 방식의 결제는 배달기사에게도 부담이었다. 세종 지역 라이더 양모(21) 씨는 "앱에서 선결제하면 문 앞에 둔 후 바로 다른 배달지로 갈 수 있는데, 외식쿠폰은 주문자와 직접 만나서 카드를 건네받아 결제해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려 꺼리게 된다"며 "잠깐이라도 해도 대면 결제로 인한 감염 노출도 배제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런 이유로 '만나서 카드결제'로 주문한 경우 콜을 잡지 않는 기피 현상도 벌어졌다. 음식을 다 만들었는데도 배달 라이더가 연결되지 않아 2시간 넘게 배달이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정부는 이런 어려움을 고려해 이달 중 비대면 방식으로 외식쿠폰을 재개한다. 포장이나 배달앱 내에서의 선결제를 허용한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 확산 여부와 관계없이 정책의 연속성이 담보된다.
정부 관계자는 "배달앱에서의 선결제도 외식 쿠폰 실적으로 집계가 되면 할인 혜택을 받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외식쿠폰을 처음부터 비대면 결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대면 방식의 내수 활성화와 방역 강화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소비를 가능하도록 해야 했다"면서 "코로나 확진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지 않다 보니 정부가 다소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