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상륙함ㆍ전투함ㆍ기뢰부설함에 여성 함장 최초 배치...이유는
2020-12-21 11:18
원주함장 홍유진 중령·원산함장 배선영 중령·성인봉함장 안미영 중령
해군 최초 여군 상륙함 함장 배출에 이어 초계함과 기뢰부설함에도 여군 함장이 탄생했다.
21일 해군에 따르면, 홍유진(43)중령이 초계함인 원주함 제29대 함장으로 취임했다. 2001년 여군 장교가 함정에 배치된 이후 중령급 직위의 전투함장에 여군이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해군은 여군을 남군과 동등하게 관리한다는 방침 아래 여군 전투병과 장교의 해상경력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왔다.
지난 2012년 함정의 분대장과 부서장 직위 이외에 여성 직위를 해상지휘관인 고속정 정장까지 확대하기로 한데 이어, 국방개혁 2.0과 연계해 2022년까지 장교 정원 10.7%로 확대한다는 방침 아래 여군 함장 비율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24일 안미영(40) 중령이 2600톤급 17대 성인봉 함장에 취임하며 첫 중령급 직위 여군 함장 시대 연 뒤, 올해에만 3번째 여군 함장이 배출됐다. 앞서 이달 15일에는 배선영(40) 중령이 여군 최초로 기뢰부설함인 원산함 제21대 함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홍 중령은 2002년 학사사관후보생(OCS) 97기로 임관해 대청함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광개토대왕함 전투정보보좌관, 비로봉함 갑판사관, 참수리 287호정 정장, 안동함 부장, 광개토대왕함 부장 등을 거치며 약 2300일 이상 항해 근무를 했다.
해군 1함대사령부 12전투전대 소속 초계함인 원주함(PCC·1000t급)은 대함전, 대잠전, 대공전으로 적의 해상도발을 억제하는 주요 전력으로 평시 경비와 초계 임무를 수행한다.
길이는 88m, 항속거리는 약 6,800㎞, 승조원은 120여 명이며, 76mm·40mm 함포와 경어뢰, 함대함유도탄 등의 무장을 탑재하고 있다.
홍 중령은 "창군 이래 첫 중령급 여군 전투함장 책무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승조원들과 함께 최강의 전투함을 만들어 동해 전방해역 수호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전했다.
해군 첫 기뢰부설함 함장인 배 중령은 2003년 해군사관학교 57기로 임관해 1함대 11전대 작전관, 참수리 282호정 정장, 독도함 갑판사관, 원산함 부장 등을 거치며 약 2200일 이상 항해 근무했다.
배 중령이 지휘하는 원산함(MLS, 2600t급)은 전시 적 항만 봉쇄와 우리 항만 보호를 위해 기뢰를 부설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해군 5성분전단 52기뢰전대 소속으로 길이 103m, 항속거리 약 8300㎞, 승조원 150여 명이며, 76㎜·40㎜ 함포와 경어뢰 등 무장이 탑재됐다.
배 중령은 "사관생도 시절부터 꿈꿔왔던 함장 직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함장으로서 주어진 임무 완수에 매진하고 부대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항상 준비된 원산함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해군 첫 여군 함장 시대를 연 안 중령은 2003년 학사사관후보생(OCS)으로 지원해 해군 장교가 됐다. 아버지는 해병 232기인 안형호(70)씨이며 남동생은 해군사관학교 59기인 안승화(37) 소령이다.
안 중령이 진두지휘하는 성인봉함은 2600톤급 전차상륙함(LST)으로, 상륙작전 때 목표 지역으로 해병대 등의 전력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인도적 지원이나 재난구조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현재 해군에서는 구축함과 대형 수송함 등에 대령급이, 호위함과 상륙함 등에는 중령급이, 유도탄고속함 등에는 소령급이 함장을 맡고 있다.
여군 지휘관으로는 함장 중령 3명, 고속정 편대장 소령 1명, 정장 대위 6명과 해병 대대장 중령 1명, 소령·대위 중대장 28명이 있다.
한편, 해군과 해병대에는 6.25 전쟁에 참전했던 여자의용군들과 간호장교를 제외하면 지난 2001년 최초로 여군 장교가 임관한 뒤 해군 1800여명, 해병대 500여명을 합쳐 2300여명의 여군 장교와 부사관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간부 정원의 약 7%를 차지하며, 아직 여군에게 개방되지 않은 특수전과 잠수함을 제외하면 해군의 전 분야에서 여군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