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미치는 선한 영향…‘제2회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 최종후보 선정

2020-12-21 10:52
전 세계 31개국·99개 프로젝트 중 10개 후보 선정
대상은 2021년 2월 예정된 온라인 시상식서 공개

<이탈리아의 ‘카운트리스 시티즈’>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황폐한 시골마을 파바라를 열린 커뮤니티, 예술 중심지 공간으로 바꾼 비엔날레 프로젝트. 지역민, 예술가, 건축가 및 세계 도시들의 참여로 버려진 농촌 도시 전체를 활성화 시켜 국경과 언어, 문화의 경계를 넓히며 도시의 미래를 고찰하게 했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사람과 환경의 조화로운 관계를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디자인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이 주관하는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Human City Design Award)는 미래 도시 디자인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디자인 프로젝트(디자이너 또는 단체)에 수여하는 국제적인 상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21일 “제2회를 맞아 코로나19로 어두워진 우리 일상을 새롭게 조명하자는 주제 아래 전 세계 31개국에서 99개 프로젝트를 출품했으며, 그 중 10개가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선정과정은 세계적 디자이너가 운영과 심사를 맡아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3차례의 토론과정을 거쳤다. 재단은 또한 국내 지자체·디자인전문가·대학과 연계한 민관학 협력체를 구성하고 실제 선정된 프로젝트를 국내에 확산하기 위한 워크숍을 포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는 공정한 심사과정과 실행을 통한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세계 디자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은 2021년 2월에 온라인으로 열릴 예정이며 최종 대상은 시상식에서 발표한다. 부분 오프라인 행사 가능 시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각국의 대사가 초빙되어 수상하고 각국의 수상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총 31개 국가에서 99개 프로젝트가 접수됐다. 이번에 공모된 작품의 특징은 인간과 자연환경의 조화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활성화 차원에서 접근한 프로젝트가 돋보였다. 이는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가 이상적인 지향을 넘어 지역공동체 살리기를 통해 우리 일상을 실제로 바꾸는 실현가능한 프로젝트를 발굴하겠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브라질의 ‘스루루 다 문다우 프로젝트‘> 홍합 채취를 주업으로 삼는 빈민 지역 버들 공동체를 위해, 버려지는 껍질을 재활용 재료로 활용하고 타일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소득 기회를 창출한 프로젝트.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이 중 환경개선과 동시에 수익창출을 이뤄내는 순환형 경제를 설계하여 빈곤한 마을을 개발하는 브라질의 ‘스루루 다 문다우’ 프로젝트가 눈에 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달에 300톤 가까이 버려지는 홍합껍질을 타일로 제작하여 마을을 위해 친환경적인 수입원을 창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폐기물 때문에 고통 받는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생태학적으로 다루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이탈리아의 ‘카운트리스 시티즈’는 시칠리아 섬의 시골마을 파바라 중심부에 위치한 낡고 반쯤 버려진 집을 현대 미술 전시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예술적 영감을 통해 마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평가받았다.

엘리펀트 월드 프로젝트는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코끼리와 카이족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도록 코끼리를 주제로 한 관광산업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을 구축한 프로젝트이다.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종들과 동등하게 머무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태도가 돋보였다.

<태국의 ‘엘리펀트 월드 프로젝트‘> 카이족들과 코끼리의 특별한 관계와 삶이, 마을에 코끼리를 위한 시설과 문화적 관광 명소가 만들어지고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다시 함께 공존하며 살 수 있는 장소가 됐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이 밖에도 도시 교통의 대안을 제공한 싱가포르의 푸저우 어반 커넥터, 비행기 교차로 옆 슬럼을 일으킨 에어본 닷 반둥 프로젝트, 납골당을 죽은 자와 산 자가 서로 교통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우리나라의 에덴 낙원 메모리얼 프로젝트 등이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국내외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이 3번의 심사회의를 거쳐 파이널리스트 10팀을 수상후보로 좁혔다. 이 중 시상식에서 발표할 대상 수상작 1건에게는 상금 1억원이 수여된다.

<싱가포르의 ‘푸저우 어반 커넥터‘> 산의 지형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최초의 고원형 산림 산책로 모듈 시스템을 개발해 자연유산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기존의 산림 녹지를 상당 부분 보존한 프로젝트.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99개 프로젝트 중 파이널리스트는 유럽(2개 프로젝트), 아메리카(3개 프로젝트), 아시아(5개 프로젝트)로 총 10개의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는 디자인 미래 도시로서 서울이 지향하는 디자인 가치를 현실에서 가장 잘 구현한 프로젝트에 수여해왔으며 1억원에 달하는 대상 상금은 다시 인간중심 도시를 위한 디자인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

2019년 제1회 시상식에는 총 25개국 75개 작품이 출품되어 남아공 빈민촌의 아름다운 혁신을 이룬 ‘두눈(Dunoon) 학습 혁신 프로젝트’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마약과 범죄 방패 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민의 참여가 빛나는 두눈 프로젝트팀은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과 미래교육 혁신센터, 커뮤니티홀을 만들었다.

서울은 그동안 창의 디자인 도시로 인정받아 2010년에는 세계디자인수도(WDC)가 되었고 동시에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됐다.세계적인 유수의 도시상을 휩쓴 서울이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를 개최하면서 상을 주는 도시가 됐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이는 우리 도시 문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며 디자인은 바로 그 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다"며 "이번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의 수상자 선정과정은 디자인 미래 도시로서의 서울이 지향하는 공공과 공유, 참여와 협력, 삶에 미치는 선한 영향,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가치를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의 ‘디자인 밋츠 더 코히, 파.벨라‘> 브라질 최초 빈민가 기반 비즈니스 엑셀러레이터 사업으로, 저소득 지역사회의 사업체들을 위한 브랜드를 탄생시켜 지역을 활성화한 프로젝트.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행사의 주최자인 서울디자인재단은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의 국내 지자체 확산을 위한 별도의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한국디자인학회와 협력해 국내 대학생과 대학원생 180여 명이 참여한 휴먼시티 디자인 워크숍을 운영했다. 전국 대학 31개 팀이 참여한 이번 워크숍을 통해 재단은 휴먼시티 디자인의 가치를 확산할 계획이다. 해당 영상은 서울디자인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내년 초에 DDP에서 결과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코로나로 인해 서로를 마주 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금이야말로 참여와 협력을 통한 디자인으로 사람 중심의 도시다움을 회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논의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다“며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가치와 방향을 전 세계적으로 나눌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에어본 닷 반둥‘> 비행장 옆 슬럼 지역 ‘링가와스’ 주민의 복지향상과 사회적 소속감, 창의성 증진을 위한 옥상 벽화 프로젝트. 옥상벽화를 통해 공동체 문화와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했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일본의 ‘세카이 호텔‘> 폐가를 호텔 방으로 개조하고 지역 상점과 협업하여 리노베이션해, Whole-Town-호텔을 통해 손님들이 지역 공동체 문화와 평범한 현지 생활을 체험할 수 있게 한 프로젝트.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콜롬비아의 ‘메데인 리버파크‘> 메데인 강 위에 보행자 다리와 식물 공원을 신규 조성해, 자연과 사람의 공유과 공생성을 추구한 프로젝트. 시민들의 사회적 교류와 역동성을 촉진하여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사람들간의 관계의 회복의 장이 됐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프랑스와 세네갈의 ‘워터 파운텐 가든‘> 도시화 되어 자연을 잃어가는 시카프 지역에 정원을 개설했다. 원예 등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게 제공해 지역민들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

<한국의 ‘에덴낙원메모리얼‘> 정원식 납골당으로 고인의 가족이 편안히 머무를 수 있는 호텔과 찻집 등이 있어 위로의 공간을 만든 프로젝트로, 납골당과 장례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했다. [사진=서울디자인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