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게임 이용↑... 재택근무로 서비스 일정 차질”

2020-12-17 14:22
문체부-콘진원,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 2021년 전망 세미나’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게임이 비대면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게임 이용 시간과 관련 지출 등의 지표들이 개선됐지만, 재택근무로 인한 신작 게임, 업데이트 출시 지연, 아케이드 게임 쇠퇴 등은 게임업계의 숙제로 지목됐다. 내년 콘텐츠 산업은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메타버스’가 더 대중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강민혁 넥슨코리아 본부장은 1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개최한 ‘콘텐츠산업 2020년 결산과 2021년 전망 세미나’에서 코로나19가 게임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삼정KPMG의 조사를 인용해 코로나19로 인해 게임 이용시간 33%, 게임 이용 관련 지출 30%, e스포츠 관련 시청자 수는 27% 상승하는 등 전체적으로 가시적인 지표들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 넥슨은 몰려든 이용자들을 붙잡기 위해 콘텐츠 업데이트, 서버 안정화, 언택트에 맞는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게임 이용 패턴 분석을 위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같은 신기술 확보를 위해 R&D(연구개발)에도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게임 이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e스포츠가 성장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으나, 재택근무로 인한 서비스 일정 지연, 아케이드 게임 쇠퇴 등은 남은 과제로 지목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신작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내년 상반기로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대작 출시를 앞두고 밀도 있는 협업이 필요한 시기에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어 (게임 개발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면서 길거리 게임장에도 이용자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콘진원은 이날 내년에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에서 먹거리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박혁태 콘진원 팀장은 “2022년 콘솔 시장이 603억 달러(약 67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국내 게임사들은 콘솔 게임이 강세 보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을 공략하기 위해 콘솔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국내 개발사들이 발매한 콘솔 게임들은 세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콘진원은 내년 콘텐츠 산업이 가상세계와 현실이 공존하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가 더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례로, 올해 미국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에픽게임즈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속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접속자 수가 1230만명에 달했다. 인기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은 포트나이트 안에서 신곡 ‘다이나마이트’의 안무버전 뮤직비디오를 선보였다. 블랙핑크는 네이버제트의 AR 아바타 SNS ‘제페토’에서 팬 사인회를 열었고, 4600만명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는 “과거 메타버스에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자유도를 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다면 최근에는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상상하는 것들을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할 수 있을까’로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메타버스는 기본적인 세계관만 존재할 뿐 정해진 것 없이 사용자들이 스스로 세상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경계를 넘는 훨씬 더 다양한 활동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사진=네이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