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교통장관에 부티지지 지명...'첫' 성소수자 장관 나오나

2020-12-16 08:10
상원 인준 통과하면 미국 최초 '성소수자 각료' 탄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내정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성 남편을 둔 부티지지 전 시장이 상원의 인준을 받으면 미국 최초로 스스로 LGBTQ(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각료가 탄생하게 돼 이목이 쏠린다. 그는 2018년 남편 체스턴과 동성 결혼을 하기도 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부티지지 전 시장은 민주당 대선 후보를 놓고 바이든과 겨뤘던 인물이다. 그는 올해 초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에 돌풍을 일으키며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깜짝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번째 경선에서도 2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지만, 이어진 경선에서 순위가 계속 내려앉는 등 뒷심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한 달 만에 중도 하차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바이든 당선인과 비슷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며 뛰어난 정책 제시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흑인 지지율이 저조하고 연방 정치 경험 전무, 동성애자라는 점 등이 발목을 잡아 지지세 확장에 한계를 보였다. 민주당 경선에서 내려온 부티지지는 이후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바이든에 대한 당내 온건파의 지지를 공조하는 데 일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 등 현지 언론은 부티지지 전 시장이 유엔대사 또는 중국대사 등에 발탁될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예상을 뒤엎고 교통부 장관에 임명된 부티지지에 대해 미국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이 차기 행정부의 교통부 장관이 되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승객이 급감해 고군분투 중인 항공사와 운송업체의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교통부 장관은 기반시설 건설과 관련해 900억 달러(약 98조원)의 예산을 감독하며 항공과 철도, 파이프라인 안전을 규제하는 기관도 관리한다. 특히 앞서 바이든 당선인이 초당적인 인프라 패키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