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38년만 용산 주한미군 기지 반환 첫발...전국 11곳 기지도 반환 합의
2020-12-11 14:37
기지반환 이어지지만…오염 정화비용 한미 이견은 여전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 일부가 138년 만에 반환된다. 국내 주한미군 기지 22곳 중 11곳도 반환 절차를 밟는다. 2007년 22곳을 반환 받은 이래로, 10여년 만에 최대 규모다.
11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반환되는 서울 지역 내 장소는 극동공병단(중구), 캠프 킴(용산구), 용산기지 2개 구역(용산구), 니블로배럭스(용산구), 서빙고부지(용산구), 8군 종교휴양소(용산구) 등 6곳이다.
서울 밖 지역 중 반환 장소는 대구 남구 캠프 워커 헬기장, 경기 하남시 성남골프장, 경기 의정부시 캠프 잭슨, 경기 동두천시 캠프 모빌 일부, 경북 포항시 해병포항파견대, 강원 태백시 필승 사격장 일부 등 6곳이다.
국가공원으로 조성될 용산기지의 경우 전체 기지 폐쇄 이후 반환을 추진할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남측지역 사우스포스트에 있는 스포츠필드 부지(4만5000㎡)와 국립중앙박물관과 인접한 소프트볼경기장 부지(8000㎡) 2곳만 우선 반환된다.
주한미군 부지 내 환경오염 정화 비용 부담은 '선반환 후협상' 결정에 의해 미국과 추후 논의된다. 하지만, 미국과의 논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미는 2001년 '미국은 인간 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한 실질적인 위험(KISE)을 초래하는 오염의 치유를 신속하게 수행한다'고 SOFA 문서에 합의했다.
문제는 '급박한 실질적인 위험'의 해석 차이다. 한국은 ‘약 25년 동안 노출(70년 거주)됐을 때 1만명 중 1명에게 암이 발생하는 위해도’로 본다. 반면 미국은 ‘3~5년 내 발병이 확실한 수준의 오염이라고 주한미군사령관이 결정한 경우에만 치유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정부는 정화 비용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SOFA 관련 문서 개정 여부를 미국과 협의한다는 조건을 달고 기지를 반환받았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독일 등 전세계에서 미군기지를 반환 후 정화비용을 부담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는 "용산공원 조성계획이 차질 없도록 용산기지 내 구역들의 순차적인 반환을 미측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나머지 10여개 미군 기지 반환도 미국과의 기지 이전 및 환경 협의를 진행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개발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환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