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野비대위원 “배현진, 응당의 책임져야”…사실상 사퇴 요구

2020-12-10 14:29
김현아 비대위원 “원내대변인은 의원들의 입…응당의 책임져야”
배현진, 李‧朴 사과 언급한 김종인 공개 저격 “뜨내기의 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현아 비상대책위원이 16일 오후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센터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아파트 청약시장 부동산 정책 현장 점검을 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0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판한 배현진 원내대변인을 겨냥,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원내대변인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돼 당 내홍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원회의에서 “원내대변인은 우리당 국회의원들의 입인데, 김 위원장을 비판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응당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배 원내대변인을 임명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자리를 먼저 떠나 자리에 없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앞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애초 박 전 대통령 탄핵 4년 째가 되는 지난 9일이 유력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등 국회 상황이 혼란해져 이를 미뤘다.

김 위원장의 사과 소식이 알려지자 배 원내대변인은 “잠시 인지부조화, 아찔하다. 기억 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직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배 원내대변인은 “그저 난 언제든 떠날 사람이라는 무책임한 뜨내기의 변으로 들려 무수한 비아냥을 불러올 뿐”이라고 조롱 섞인 페이스북 글을 쓰기도 했다.

당직을 가진 정치인이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을 공개 저격하는 일은 드문 일이다. 일각에선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가까운 배 원내대변인이 당 지도부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홍 의원은 최근 ‘복당’ 문제를 놓고 김 위원장은 물론 주호영 원내대표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당내 반발에도 불구, 연내에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일단 이 판(필리버스터)이 종료되고, 다음 주 정도에 (대국민 사과를) 할 것 같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