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제' 남주혁, '요즘' 청춘의 얼굴
2020-12-11 00:00
졸업을 앞둔 대학생 영석(남주혁 분). 딱히 새로운 것도 가슴 설렐 일도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그의 앞에 조제(한지민 분)가 나타난다. 다리가 불편한 조제가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도와준 뒤, 얼떨결에 조제의 집까지 방문하게 된다. 울타리처럼 쌓인 헌 책, 먼지 쌓인 위스키병 속, 남들과는 다른 조제가 있다. 영석은 자신도 모른 채 그의 세계에 발을 딛고 시나브로 그의 세계에 잠긴다.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는 방안에 틀어박혀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여자 조제와 그를 사랑한 남자 영석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이누도 잇신)의 리메이크작이다.
배우 남주혁(26)이 연기한 영석은 원작 속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 분)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츠네오와 달리 영석은 조금 소심하고 내성적이다. 학업, 취업 등 이 시대 청춘들의 고민을 짊어진 어깨가 무거워 보이기도 한다. 원작의 남자 주인공보다 더 우리 삶에 가까이 녹아들었다.
"영석을 보고 '평범하다'는 인상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기본적인 것부터 다가가고자 했고 말투나, 행동적인 부분에서 오히려 특별히 취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대상을 만났을 때 느껴지는 것을 그대로 연기하고자 했죠."
극 중 츠네오는 자유연애 주의자다. 편안하게 잠자리를 갖는 이성 친구가 있고, 풋풋하게 사랑을 키워가는 이성 친구도 있었다. 그렇기에 조제를 만나 '운명'이라 여기고 그를 가족에게 소개하려는 모습에서 어떤 변화를 느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영석의 경우는 달랐다. 두 캐릭터가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원작 속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을 설정만 취하다 보니 영석이 교수님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후배와도 만남을 이어가는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영석은 취업 준비생이고 미래에 관해 불안해하고 있어요. 누군가 손만 내밀어 준다면 덥석 잡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죠. 기질적으로는 선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남주혁은 영석이 조제에 느낀 사랑에 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섬세한 결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제만의 세상에 들어가 그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호기심을 느낀 거 같아요. 내 주변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호기심을 느꼈고 사랑으로 발전한 것 같아요. 영석이 조제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불안정한 상황에 조제의 집으로 향하지 않았을 거예요. 조제를 만나며 책임감을 배우게 됐고 그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바랐던 거죠."
그는 자신에게서 영석이라는 인물을 끌어낼 수 있었던 건 모두 조제 덕이라고 했다. 모두 100%로 인물에 몰입했기 때문에 스스로도 자연스레 영석을 끌어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온전히 영석으로서 느낄 수 있도록 모든 분이 애써주셨어요. 지민 선배님을 필두로 다른 배우들 모두에게 감사해요. 서로 100%로 연기하다 보니 인물에 몰입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어요. 캐릭터를 만들 때도 서로의 힘이 모여서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고요."
영석을 이해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가 처한 상황, 그가 느끼는 감정 등 텍스트를 따라가고 상대 배우들과 마음을 느끼다 보면 영석의 마음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었다.
"이별하는 장면까지 그랬어요. 영석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졌죠. 수족관에서 조제와 헤어지는 모습, 5년 뒤 자동차 유리창을 통해 본 조제를 보고 울음이 터지는 모습도. 다양한 감정으로 연기를 해봤는데 영석으로서는 그 모든 감정이 다 '진짜'겠더라고요. 더 담백하게도, 더 폭발적으로 터트려보기도 했는데 그 어떤 감정도 모두 영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서 남주혁과 한지민은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사람은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를 소화했고, 두 사람의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이 많았다.
"사실 '눈이 부시게'에서 오래 만나는 신은 없는데. 팬분들이 좋아해 주셨고 그게 '조제'로 이어지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죠. (한지민) 선배님은 카메라가 상대방을 찍을 때도 최선을 다해 연기해주세요. 사실 그게 쉽지 않은 일인데도요. 후배로서 닮고 싶고 저 역시 가져가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눈이 부시게' '스타트업' '조제'까지. 남주혁은 20대 청춘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영화 '안시성' 인터뷰 당시 "처절하고 안타까운 인물의 삶을 연기해보고 싶다"라고 말한 것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는 20대 청춘의 고된 삶을 떠안곤 했다.
"저도 모르게 그런 작품과 캐릭터에 끌리는 거 같아요.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것들이요. 상황은 다르지만, 인간 남주혁으로 그런 20대의 감정에 공감하는 거 같아요."
올해 남주혁은 OTT와 안방극장 그리고 스크린까지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 '스타트업', 영화 '조제'까지. 그야말로 '열일' 행보다.
"피부로 느낄 틈 없이 계속해서 일만 했던 것 같아요. 한 해 동안 다양한 매체로 대중과 만났지만 체감할 틈은 없었어요. 쉬지 않고 일하긴 했지만 이렇게 개봉 시기가 겹치게 될 줄은…. 하하하."
농구 선수를 꿈꾸던 10대를 지나 모델 활동과 연기자로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은 나름대로 치열하고 뜨거웠다.
"전 배우라는 직업이 좋아요.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제가 경험해보지 않은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고 그 삶에 뛰어들 수 있잖아요. 그런 작업이 정말 행복하게 느껴져요. 솔직히 스트레스도 받긴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행복한 것 같아요."
영화 '조제'(감독 김종관)는 방안에 틀어박혀 자신만의 세계에 사는 여자 조제와 그를 사랑한 남자 영석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이누도 잇신)의 리메이크작이다.
배우 남주혁(26)이 연기한 영석은 원작 속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 분)와는 결이 다른 캐릭터다.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츠네오와 달리 영석은 조금 소심하고 내성적이다. 학업, 취업 등 이 시대 청춘들의 고민을 짊어진 어깨가 무거워 보이기도 한다. 원작의 남자 주인공보다 더 우리 삶에 가까이 녹아들었다.
"영석을 보고 '평범하다'는 인상이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기본적인 것부터 다가가고자 했고 말투나, 행동적인 부분에서 오히려 특별히 취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시나리오를 읽고 대상을 만났을 때 느껴지는 것을 그대로 연기하고자 했죠."
하지만 영석의 경우는 달랐다. 두 캐릭터가 전혀 다른 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원작 속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을 설정만 취하다 보니 영석이 교수님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후배와도 만남을 이어가는 모습이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영석은 취업 준비생이고 미래에 관해 불안해하고 있어요. 누군가 손만 내밀어 준다면 덥석 잡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죠. 기질적으로는 선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조제만의 세상에 들어가 그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호기심을 느낀 거 같아요. 내 주변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호기심을 느꼈고 사랑으로 발전한 것 같아요. 영석이 조제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불안정한 상황에 조제의 집으로 향하지 않았을 거예요. 조제를 만나며 책임감을 배우게 됐고 그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바랐던 거죠."
그는 자신에게서 영석이라는 인물을 끌어낼 수 있었던 건 모두 조제 덕이라고 했다. 모두 100%로 인물에 몰입했기 때문에 스스로도 자연스레 영석을 끌어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온전히 영석으로서 느낄 수 있도록 모든 분이 애써주셨어요. 지민 선배님을 필두로 다른 배우들 모두에게 감사해요. 서로 100%로 연기하다 보니 인물에 몰입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어요. 캐릭터를 만들 때도 서로의 힘이 모여서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고요."
영석을 이해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가 처한 상황, 그가 느끼는 감정 등 텍스트를 따라가고 상대 배우들과 마음을 느끼다 보면 영석의 마음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었다.
"이별하는 장면까지 그랬어요. 영석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졌죠. 수족관에서 조제와 헤어지는 모습, 5년 뒤 자동차 유리창을 통해 본 조제를 보고 울음이 터지는 모습도. 다양한 감정으로 연기를 해봤는데 영석으로서는 그 모든 감정이 다 '진짜'겠더라고요. 더 담백하게도, 더 폭발적으로 터트려보기도 했는데 그 어떤 감정도 모두 영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서 남주혁과 한지민은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사람은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를 소화했고, 두 사람의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팬들이 많았다.
"사실 '눈이 부시게'에서 오래 만나는 신은 없는데. 팬분들이 좋아해 주셨고 그게 '조제'로 이어지게 된 것 같아요. 이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죠. (한지민) 선배님은 카메라가 상대방을 찍을 때도 최선을 다해 연기해주세요. 사실 그게 쉽지 않은 일인데도요. 후배로서 닮고 싶고 저 역시 가져가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눈이 부시게' '스타트업' '조제'까지. 남주혁은 20대 청춘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영화 '안시성' 인터뷰 당시 "처절하고 안타까운 인물의 삶을 연기해보고 싶다"라고 말한 것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그는 20대 청춘의 고된 삶을 떠안곤 했다.
"저도 모르게 그런 작품과 캐릭터에 끌리는 거 같아요.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것들이요. 상황은 다르지만, 인간 남주혁으로 그런 20대의 감정에 공감하는 거 같아요."
올해 남주혁은 OTT와 안방극장 그리고 스크린까지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 드라마 '스타트업', 영화 '조제'까지. 그야말로 '열일' 행보다.
"피부로 느낄 틈 없이 계속해서 일만 했던 것 같아요. 한 해 동안 다양한 매체로 대중과 만났지만 체감할 틈은 없었어요. 쉬지 않고 일하긴 했지만 이렇게 개봉 시기가 겹치게 될 줄은…. 하하하."
농구 선수를 꿈꾸던 10대를 지나 모델 활동과 연기자로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은 나름대로 치열하고 뜨거웠다.
"전 배우라는 직업이 좋아요.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제가 경험해보지 않은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고 그 삶에 뛰어들 수 있잖아요. 그런 작업이 정말 행복하게 느껴져요. 솔직히 스트레스도 받긴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행복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