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치외법권 적용되나...주한미군 '노 마스크 댄스파티' 파문 확대 일로

2020-12-09 14:46
오산 기지서도 노마스크 파티 열려
"해운대서 마스크도 안 쓰고 폭죽 난사하더니...달라진 것 없다"
외출·휴가 연말까지 통제된 우리 군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적

왼쪽부터 해당 페이스북에 지난달 19일에 올라온 내부 사진, 지난 4일 댄스 파티 관련 포스터. [사진=플라이트 라인 탭룸 페이스북]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수도권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와중에 열린 주한미군사령부 기지 내 '노 마스크' 댄스파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평택 캠프험프리스에 이어 오산 공군 기지에서도 유사한 행사가 열렸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은 이에 대해 9일 공식 사과했다.

특히 지난 여름 해운대 폭죽 난동 사건에 이어 지난달 19일에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모습이 포착됐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 조정된 이후에도 변한 게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한미군 사령부 누적 확진자는 408명(지난 7일 기준)에 달한다. 그럼에도 지난 4일 캠프 험프리스 기지 영내 식당 '플라이트라인 탭 룸'에서 살사댄스 동호회 수십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채 댄스파티를 벌였다.

반면, 누적 확진자가 432명이 나온 우리 군은 '군내 거리두기' 2.5단계를 오는 28일까지 연장했다. 군 장병들의 외출·휴가도 또 다시 통제됐다. 군 간부들을 업무 이후 민간인 접촉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회식과 모임 등을 취소할 것을 권고 받았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안일함을 질타하며, 우리 군 장병 사기 하락을 우려했다. 같은 군인이지만, 한국 군 장병은 휴가, 외출은 물론 방역을 위해 거의 모든 행동이 통제 당한데 비해 주한미군 장병들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일종의 치외법권적 특권으로 악용해 지역 사회에 불안감만 높였다는 것이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캠프 험프리스기지사령관과 미 51전투비행단장이 전날 정장선 평택시장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사안에 대한 조사와 후속 조치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속 조치로는 Δ오산·평택 기지 내 댄스 참석자 전원 코로나19 검사 실시 Δ기지 내 장병 대상 무작위 코로나19 검사 확대 Δ기지 내 유흥시설 추가 폐쇄 등이다.

정장선 시장은 "그동안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주한미군 측에서도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이번 일로 지역사회의 우려와 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재발 방지 및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으로 서울 264명, 경기 214명, 인천 46명 신규 확진으로 수도권이 전체 79% 비중을 차지해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이번 주 내로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을 위해 군 인력을 파견한다. 내부적으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600명 정도로 고려하고 있다.

지원 인력은 전원 하사 이상 간부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조사 결과 입력을 비롯해 GPS 및 신용카드 추적 조사 지원과 검체 이송 등 주로 역학조사 행정업무에 배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