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체 덩치는 커졌지만 재정건전성은 하락

2020-12-08 10:11
총고객환급의무액, 선수금의 68.1% 불과
안전담보 지침 등 보완필요

[서울시 제공]


상조업체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재무건전성이 취약하고 할부거래법 위반 등으로 폐업하는 곳도 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서울시가 8일 당부했다.

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영업하는 상조업체의 선수금 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총 4조 8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6059억원) 증가했고, 계약 건 수는 550만 건으로 54만 건(10.9%)이 증가했다.

시는 38개 상조업체를 대상으로 선수금 및 계약체결 건 수, 재무건전성 등에 관한 서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청산가정반환율이 평균 88.0%로 지난해 동기(90.3%)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청산가정반환율이 100% 이상이면 상조업체가 폐업하더라도 보유한 모든 자산을 청산해 가입자에게 납입금 전액을 환급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면 폐업 또는 등록취소 시 소비자가 납입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

전체 계약 건과 선수금의 92.5%는 자산규모 500억원 이상인 상위 17개 업체에 집중돼 있어 상조시장의 양극화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고객이 일시에 해약을 요청할 경우 계약에 따라 환급해야 하는 '총고객환급의무액'은 선수금의 68.1%(서울 업체 37곳 평균) 수준으로, 법이 보장하는 의무 보전율(50%)과 격차가 상당히 컸다.

시 관계자는 "법적 보전 금액과 소비자에게 마땅히 환급되어야 할 '총고객환급의무액' 간 차액인 9395억원에 대해서도 안전 담보가 필요하다"며 "해당 금액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지침 마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는 사문서위조 등을 통해 은행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고 선수금을 무단 인출한 업체 1곳의 등록을 취소했다. 이 업체는 의무예치율 위반과 해약환급금 미지급 등이 적발됐으며, 소비자가 해약 요청을 한 것처럼 문서를 꾸며 예치금을 예치기관으로부터 빼돌리기도 했다.

시는 "상조 상품 소비자는 가입 시에 예상치 못했던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상조업체 정보를 '내상조 찾아줘' 홈페이지에서 찾아보고 50% 예치금 신고 여부 등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상조업체 현황과 재무 건전성 분석 관련 자료 등을 눈물그만홈페이지(tearstop.seoul.go.kr)에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