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대표회의 '윤석열 판사사찰 의혹' 논의…결과 주목
2020-12-07 16:13
7일 회의당일 참석자 동의로 상정
논의 결과 尹총장 징계위에 영향
논의 결과 尹총장 징계위에 영향
전국 판사들이 사법부 현안을 논의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7일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전국법관대표회의 제공]
사법부 현안을 논의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측 '판사 사찰 의혹'이 공식 안건으로 다뤄진다. 전국 판사들이 사찰 의혹에 대한 조사 촉구를 의결하면 윤 총장 징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7일 오전 10시부터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하반기 정기회의를 진행했다.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전국 법원에서 선발한 판사 125명 중 120명이 참석했다.
애초 다룰 안건은 8개였으나 회의 도중 '법관 독립과 재판 공정성 확보에 관한 의안'이 상정돼 모두 9개로 늘었다.
신규 안건은 윤 총장 측 판사 불법 사찰 문건에 대한 것이다. 제주지방법원 법관 대표인 장창국 부장판사가 발의하고 9명이 동의해 공식 안건으로 올라갔다. 법관대표회의 내규 제6조 3항을 보면 회의 당일 법관 대표가 9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다.
토론과 표결을 거쳐 판사 사찰 안건은 법관 임용·근무평정 제도 개선에 이어 두 번째로 논의하기로 했다.
회의를 앞두고 판사들도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장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만든 관련 문건을 법관대표회의 안건으로 올리고,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에서 해당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경근 청주지방법원 판사와 이봉수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김성훈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오후 7시쯤 끝날 예정이다. 판사 사찰에 대한 논의 결과도 저녁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판사들이 조사 촉구를 의결할 경우 윤 총장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 열리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법관대표회의 측은 "검찰 측 법관 정보 수집을 비롯해 재판부 독립·재판 공정성 제고를 위한 여러 현안과 사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도록 제안됐다"고 설명한 뒤 "참석자들은 정치적·당파적 해석을 경계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추가로 수정안이 제시될 수도 있다"면서 "토론 내용과 의결 여부 등은 회의가 끝난 뒤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관대표회의는 2017년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지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구성된 회의체다. 2018년 2월 상설화됐다. 매년 4월 둘째 주 월요일과 12월 첫째 주 월요일 사법연수원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5월에 상반기 회의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