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왕이, 美 행정부 교체 시기 北 도발 막아야...'공감대' 형성

2020-11-26 18:10
26일 한·중 외교장관회담...한반도 정세 관리 필요성 공감
코로나19 안정되는 대로 시진핑 주석 방한 성사도 재확인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팔꿈치 인사를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중국이 26일 미국 행정부 교체 시기에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한반도 정세를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확인했다.

양국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속한 방한을 성사시킨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 및 오찬을 통해 △ 코로나19 대응 협력 및 정상·고위급 교류, 우호정서 증진, 실질 협력을 포함한 한·중 양자관계 △ 한반도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 장관은 양국이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양국 정상 및 외교장관 간 통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왔고, 신속통로(패스트트랙) 개설 등 효율적인 방역 협력 사례를 만들어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 속에서도 양국 간 경제협력을 원만히 유지하는 등 성과를 거둔 것을 평가했다.

양 장관은 코로나19 장기화 추세 하에서도 방역조치를 유지하면서도 신속통로 확대, 항공편 증편 등을 통한 양국 간 인적 교류를 계속 확대해 나갈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강 장관과 왕 부장은 또 양국 간 정상 및 고위급 교류가 한·중 관계 발전에 지니는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더욱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의 방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으며, 양측은 시 주석의 방한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왼쪽)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코로나19 및 유동적인 지역·국제정세의 변화 속에서 한·중·일 3국 간 협력이 더욱 긴요함을 재확인하고, 3국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왕 위원은 강 장관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고, 이에 강 장관은 사의를 표했다. 양국은 실무 차원에서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양측은 문화·경제·환경·역사 등 분야에서의 교류 및 협력 확대가 한·중 관계 발전에 긴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면서 분야별로 다양한 협력사업들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정상 간 합의를 바탕으로 내년과 2022년을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준비해 나가기로 하고, 향후 5년간의 경제협력 청사진을 제시할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1~2025)'의 채택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더불어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 계기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출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위원회 출범을 위해 구체 협의를 해 나가자고 했다.

양 장관은 또 한반도 정세 관련 의견을 교환했으며 앞으로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양측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측은 앞으로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국자도 "지금 굉장히 유동적이니까 당연히 이런 상황일수록 (북·미가) 서로 자극하지 않아야겠다는 의지가 중국 쪽에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회담에서는 양자관계와 관련한 다양한 협력 증진 방안이 논의됐고, 한반도 문제는 이후 오찬 때 논의됐다.

또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이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성사된 만큼 미·중 전략적 경쟁과 관련해 중국 측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 출범 관련 내용의) 비중은 상당히 낮게 다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큰 틀에서 미·중관계가 바이든 신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어떻게 되기를 기대하는지에 대한 그쪽 나름의 생각에 대한 간략한 언급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양측은 또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對北) 정책 방향에 대한 전망을 공유했고, 중국 측은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다자주의와 국제적 협력 관점을 가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양 장관 간 열한 번째 회담이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대면 회담이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폭넓고 심도있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런 양국 외교장관 간 긴밀한 소통은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중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이뤄 나가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