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 논란' 한은법 개정안 발의...금융위에 맞불

2020-11-23 17:22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지급·결제시스템의 관리·감독 권한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급· 결제 시스템을 관리하기 위한 법안 발의를 추진하자 이번에는 한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다. 금융위에서 마련한 법안도 금주내 발의 예정이어서 두 기관의 권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은행의 지급결제제도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보다 강화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한국은행이 지급결제제도에 관한 운영기준을 마련하게 하고 자료제출권, 시정요구권 등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디지털 금융거래가 급증하고 있는데 지급결제제도 전반에 대한 책임과 권한소재가 명확하지 않으니 한은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 의원은 "지급결제청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라며 "중앙은행은 유일한 발권 기관으로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양측의 지급결제 관리감독 논란은 앞서 금융위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불거졌다. 개정안 내용에는 디지털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적인 관리와 함께 빅테크의 외부청산을 제도적으로 의무화할 것, 전자지급거래청산시스템을 금융위원회가 지정하도록 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반면 한은의 감독권한을 주장하는 측은 금융위가 전자금융을 빌미로 금융결제원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양 의원은 "디지털지급결제청산 업무 외부화 사례는 중국의 왕롄(Nets-Uion)이 유일할 뿐만 아니라, 왕롄은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직속기관"이라며 "현지 언론에서도 과잉규제에 따른 경쟁·혁신 저하, 국가에 의한 개인정보의 과도한 수집 문제들로 부정적인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국회 정무위원회 윤관석 위원장에게 제출해 의원입법 형식 발의를 요청했다. 해당 법안은 이르면 금주 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금융결제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