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접촉도 신고해야"…통일부, 부산항만공사 '경고' 처분

2020-11-20 10:56
부산항만공사, 2018년 이후 대북 접촉신고 누락
"北 중개인 역할 제3자 만날 때도 접촉신고해야"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지난 10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부산항만공사 등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통일부가 부산항만공사에 경고 처분을 내렸다. ‘북한 주민 접촉 미신고’ 남북 교류협력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20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부산항만공사가 (북한) 나진항 개발추진과 관련해서 북한 주민 접촉 미신고, 즉 교류협력법 위반 여부에 대한 관련 경위나 사실관계를 저희 측에서 확인했다”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면으로 경고를 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만공사는 앞서 국정감사에서 북한과 나진항 개발 사업을 비밀리에 추진했다는 지적을 받아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통일부는 부산항만공사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북측과의 접촉 여부를 조사했다.

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남한 주민이 북한 주민 등 북한 측과 접촉하려면 통일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정에 따라 미리 신고하지 못했을 땐 접촉 이후에도 신고해야 한다.

부산항만공사는 북한 당국의 제안으로 나진항 개발 사업 검토를 시작한 지난 2018년 통일부에 대북접촉을 1회 신고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로 진행된 협의 과정에서 발생한 접촉에 대해선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통일부의 지적이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중국 측과 접촉했기 때문에 통일부 신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통일부는 공사 측이 접촉한 중국 인사들이 북한과 연계된 사실을 인지하고, 북한과의 소통을 돕는 중개인 역할을 했다면 이는 ‘간접 접촉’에 해당, 교류협력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사업 최초 추진 당시 통일부와 협의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서면 경고’라는 낮은 수위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