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한국 조강 생산량 4년만에 '최저치' 기록할 듯

2020-11-19 07:48
7000t 달성 어려워…2016년 이후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한국의 조강 생산량이 4년 만에 7000만t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강 생산량 국가 순위는 지난해에 이어 6위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19일 세계철강협회와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조강 생산량은 496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월별 생산량을 보면 7월까지 500만t 초반대에 그쳤다가 8월부터 580만t으로 조금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조강 생산량은 6700만∼6800만t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 수요 성수기인 4분기에 생산량이 늘어날 것을 고려해도 7000만t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간 조강 생산량이 7000만t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2016년(6860만t) 이후 4년 만이다. 2017년∼2019년 생산량은 각각 7100만t, 7250만t, 7140만t이었다.

철강 산업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조강 생산량이 위축된 것은 코로나19 여파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전방 산업이 침체하면서 철강 수요가 줄자 철강사들이 생산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정점이던 4월 조강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4% 급감했다.

한국의 조강 생산량 감소 폭은 전 세계(-3.2%)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러시아(-1.4%)보다는 감소 폭이 컸으나 인도(-16.5%), 일본(-19.1%), 미국(-18.8%)보다는 작았다.

중국은 4.5% 늘어 주요 생산국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내수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중국 철강사들이 일제히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의 조강 생산량 국가별 순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6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1∼5위는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다.

철강업계는 세계 경제 회복세와 맞물려 철강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함에 따라 4분기부터 생산량도 어느 정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철강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철강 수요가 올해 대비 4.1% 증가한 17억9500만t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제철소 열연공장에서 금빛 열연강판을 제조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