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시장의 양극화가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더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직방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가격을 통해 상위 10%의 고가시장 특성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월세거래가격 상위 10%의 평균은 올해 238만1000원으로 하위 90%의 61만2000원에 비해 3.8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월세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서울 상위 10% 월세 거래 평균가격은 2018년 232만2000원, 2019년 230만6000원, 올해 238만1000원으로 3년 연속 올랐다. 같은 기간 하위 90%는 2018년 65만원, 2019년 65만2000원, 올해 61만2000원으로 낮아졌다.

주택임대차 2법 시행 후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는 시행 이전 215만3000원에서 시행 이후 240만3000원으로 크게 높아진 반면, 하위 90%는 시행 이전 62만2000원에서 이후 58만3000원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양쪽 그룹의 월세가격이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면서 격차는 시행 이전 3.46배에서 시행 이후 4.12배로 오히려 커졌다.

월세가격 상위 10%와 하위 90%의 평균 보증금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상위 10%는 월세와 보증금이 동반 상승했고, 하위 90%는 보증금이 낮아지면 월세는 소폭 높아지는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강남 3구를 벗어나 서울 전방위로 확산되는 것과는 달리 아파트 고가 월세시장은 강남 3구로 다시 회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월세거래가격 상위 10%는 2011년 강남3구가 75.7%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6년 57.3%까지 줄었다가 올해 63.2%로 상승추세다. 신흥 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의 상위 10% 거래비중은 2017년 20.7%까지 증가했으나 2019년부터 19.7%로 다시 소폭 감소했다.

직방 관계자는 "임대차 2법 시행후 임대차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월세시장에서 상위 10%는 월세가 높아졌고, 하위 90%는 가격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지 않거나 소폭 하락했다"면서 "표면적으로는 임대차 2법이 하위 90% 거래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월세시장의 양극화와 지역적 편중 현상은 더 강화될 수 있다"면서 "고가 월세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일반적 임대차 시장과 분리되어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