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물드는 유통가①] "안정적 판로 확보, 뛰어난 편의성"…소비자·업체 '윈윈'

2020-11-12 08:00
고객이 신문, 잡지 구독하듯 구독료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
경쟁력 있는 콘텐츠 토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충성 고객 확보가 관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유통가에서 '구독경제'가 빠른 속도로 자리 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구독경제란 고객이 신문, 잡지를 구독하듯 구독료를 지불하면, 업계가 필요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경제를 의미한다.

사실 구독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고객 편의 증대와 상품 콘텐츠 강화를 위해 시범적으로 도입한 서비스다. 이를 체험해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빠르게 타면서 구독경제의 영향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독경제는 소비자와 업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윈-윈(Win-Win) 모델"이라며 "소비자는 기업이 추천하는 검증된 상품을 고민의 시간 없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서비스를 해지하기 전까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결국 구독경제 서비스는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고객 중심의 대안 콘텐츠인 셈"이라며 "현재는 식품 위주로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지만 다양한 품목에 도입이 확장될 여지가 있어, 향후 서비스 영향력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구독경제 서비스는 얼마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토대로 확실한 충성 고객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일단 일정 수준 이상 충성 고객이 형성되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국내 구독경제 서비스가 미국, 일본 등 국가들에 비해 아직 초기 단계인 점도 긍정적이다. 소비자 편의성이 높은 콘텐츠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 트렌드, 고객 개인의 만족을 중시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구독경제도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오프라인 유통 업계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다. 오프라인 업계는 젊은 수요층보다는 오프라인에 익숙한 중장년 VIP 수요층의 까다로운 니즈에 맞춰 구독경제 서비스를 선별적으로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구독경제의 단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물류 업계 관계자는 "구독경제 대상은 결국 정기적인 고정 지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층에 한정된다. 상품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산층에 미치지 못하는 고객을 흡수하기는 무리"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서비스다. 질 좋은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균등하게 제공하지 못할 경우,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접하는 서비스 특성상 고객들의 더욱 거센 클레임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