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코로나세대의 탄생] 청년 취업 지연은 사회적 손실… "취업교육 확대 필요"

2020-11-16 06:00
수요 확대되고 있는 IT 등 유망분야의 교육훈련 기회 확대로 해결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고용 한파가 이어지면서 10월 취업자 수가 6개월 만의 최대 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 11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취업준비생이 면접을 보기 위해 안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부담과 절망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청년고용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위기라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졌으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월까지 상승세를 보였던 청년층 고용률은 2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3월 중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을 무기한 연기했으며, 신규 채용은 축소되거나 취소돼 왔다.

취준생들의 암담한 심경은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경연이 전국의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올해 예상 취업률은 44.5%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전국 4년제 대학졸업생들의 실제 취업률이 62.6~64.5%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비관적인 상황이다.

응답한 대학생 중 4분의3(75.5%)은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같은 질문에 46.1%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과 비교하면 3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또한 응답자의 과반인 56.8%는 하반기 취업환경이 상반기보다 악화됐다고 봤다.

'상반기보다 좋다'고 응답한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어려움의 가장 큰 이유로는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38.1%)'가 꼽혔다.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 단기 일자리 감소로 인한 경제적 부담 증가 등도 취업 준비과정의 어려움으로 지목됐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고용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하면서 청년 취업시장은 긴 어둠의 터널에 갇혀 있다"며 "청년 고용난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규제 혁파, 고용유연성 확보 등 기업의 고용여력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고용부진은 단지 그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직(入職)이 늦어지면 경력을 쌓는 시간이 그만큼 지연되고, 자연스럽게 결혼과 출산도 미뤄지게 된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간한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에 따르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청년들은 이번 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졸업 직후 10년간의 경력 동안 임금이 상승하는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이며, 첫 입직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첫 입직 후 10년 동안의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력 손실로 인한 임금 손실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향후 경력개발의 저해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연구위원은 "불리한 경기 상황으로 인해 첫 직장 임금이 10% 낮아질 경우 고졸자는 10년 차 이후로도 같은 연령의 근로자보다 임금이 10% 이상 낮으며, 전문대 졸업자와 대졸자는 전일제 취업률이 1% 포인트 이상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업기회의 지연 및 상실이라는 피해는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청년층에 대한 취업지원제도 지원 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IT 등의 유망 분야의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