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학교 찾은 文, 재난 극복 위해 헌신하는 소방공무원 격려

2020-11-06 11:23
제58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참석…중앙소방학교 개청 이후 최초
소방대원들 직접 격려…업무수행 중 순직한 소방관 유가족 위로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소방청 주최로 충남 공주에 위치한 중앙소방학교에서 열린 제58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중앙소방학교는 1978년 경기도 수원에서 내무부소방학교로 출범한 이래 1986년 충남 천안으로 이전, 정예 소방공무원을 양성해 왔다.

2019년에는 23년 만에 공주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로 이전해 세계적 수준의 첨단 훈련시설을 갖춰 새롭게 개청했다.

중앙소방학교는 ‘가장 먼저 들어가서 가장 나중에 나온다(First In, Last Out)’는 생명 존중 최우선 소방정신의 산실로, 개청 이후 기념식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는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된 첫 번째 해로써 소방공무원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환자 이송 업무를 전담하고 화재 등 각종 재난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소방공무원을 격려했다.

기념식은 국가단위 총력대응시스템의 강화를 통해 소방이 명실상부한 ‘육상재난대응총괄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당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상황 및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해 진행됐으며, 행사에는 순직 소방관 유가족, 현직 소방관 및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기념식 주제는 ‘살려서 돌아오라, 살아서 돌아오라’로, 소방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김훈 작가의 수필 ‘라면을 끓이며-불자동차’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기념식은 △오프닝 영상 △국민의례 △소방청장 인사말 △응원과 감사 메시지 영상 △유공자 훈·포장 △명예소방관 위촉장 수여 △대통령 기념사 △화재진압 시연 △소방관의 기도 낭독 △폐식 순으로 진행됐다.

오프닝 영상에서는 김훈 작가의 소방의 날 기념 헌정 글에 안지환 성우의 내레이션과 소방 관련 영상을 입혔으며, 소방관의 사명감과 함께 소방관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냈다.

헌정 글에는 작가 본인의 수필집 ‘라면을 끓이며’ 가운데 ‘불자동차’의 내용과 그동안 써 온 소방 관련 글들이 엮여 있다.

기념식 사회는 소방관 출신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각경 KBS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애국가 제창 시에는 강원 고성 산불,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구급차 동원 등 국가의 재난 극복을 위해 곳곳에서 헌신하고 노력하는 소방관들의 장면을 담은 특별영상이 상영됐다.

국기에 대한 경례문은 여성 최초 대형 사다리차 운용사인 서울 영등포소방서 소속 유지연 소방장이 낭독했다.

순국선열, 호국영령 및 순직 소방관에 대한 묵념 시 강원도 순직 소방인 추모비와 국립 대전 현충원 장면, 광주소방본부 강일부 소방령의 묵념곡 연주(트럼펫) 모습이 영상이 나왔다.

소방관에 대한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각계에서 보내 온 ‘감사·응원 메시지 영상’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겼다. 각종 재난·재해 현장에서 소방관들에게 구조된 전국 각지 국민들과 안전제도 개선 입법 활동에 앞장섰던 여야 국회의원들이 소방이 앞으로도 국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울산 고층아파트 화재 시 현장에서 구조된 시민 등 119대원들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는 국민들께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소방관들도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가수 규현·나윤권·백지영·B1A4·홍경민, 트로트 가수 진성, 래퍼 로꼬, 뮤지컬배우 홍지민, 배우 박기웅·여진구 등 연예인들도 소방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유공자 포상’에서는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한 소방청 조선호 소방준감을 비롯해 4명의 개인과 1개의 단체(총 182명·6개 단체)가 소방활동 유공으로 정부포상의 영예를 안았고, 소방과 국민들이 더욱 가까이 소통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두 명의 연예인이 명예소방관으로 위촉됐다.

명예소방관은 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에서 받은 출연료를 순직 소방관 유가족에게 기부하고, 홍제동 화재사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소방관’에서 또 다시 소방관 역할을 맡은 배우 이준혁, 그리고 강원산불 피해복구 활동에 앞장섰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피해지역 성금 등의 다양한 선행을 실천한 배우 조보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어 울산 아르누보 화재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고층복합건축물에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구성, 119신고 상황에서부터 임무 완료까지를 종합적으로 연출한 화재진압 시연이 펼쳐졌다.

종합훈련탑에서 실시된 훈련은 실제 화염이 분출되는 상황에서 인명구조와 화재진압 상황을 재현했으며, 소방헬기와 다목적 파괴방수차, 고성능 화학차 등 대형장비 20여대와 100여명의 소방관이 참여했다.

아울러 행사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건물 내부 상황까지 영상으로 송출되어 현장대응 활동의 모든 과정이 영화처럼 전개됐다.

훈련 상황에 대한 해설은 우리나라 소방학교 역사상 여성 최초로 화재진압훈련 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앙소방학교 정소미 소방교와 유튜브를 통해 국민들께 안전 상식을 재치있게 알려주는 경남소방본부의 김영관 소방위가 맡아 긴박한 현장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화재진압 시연이 종료되고 참여 대원들이 대열을 정비하는 동안에는 소방의 날 58주년을 맞아 각색한 ‘소방관의 기도’가 낭독됐다.

기도문은 소방청 명예소방관 배우 박해진이 낭독했다. 박해진은 소방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으로 소방관 달력 모델, 국민안전 소방 홍보영상 재능기부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기념식 종료 후 문 대통령은 화재진압 시연에 참여한 소방대원들을 격려한 다음 실내종합훈련장으로 이동해 헬기 레펠, 수평구조, 수직구조 등 고난도의 구조교육 훈련을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