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나란히 실적 경신... “커머스·금융·신사업 안 되는게 없네”

2020-11-05 15:58
네이버 3분기 분기 매출 2조원, 카카오 1조원 돌파
주력 '광고' 외 사업 성장... 코로나19 이후 커머스 사업 활황

국민 포털, 메신저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나란히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은 주력 매출원인 광고 외에도 쇼핑(커머스), 금융, 콘텐츠, 신사업 등 다방면에서 성장을 이뤄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에 매출 1조3608억원, 영업이익 29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4.2% 늘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는 2017년 3월 한성숙 대표가 취임한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늘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으로 이번 분기부터 라인 매출을 집계에서 제외했는데, 라인 매출을 포함하면 전체 매출은 2조598억원에 이른다. 네이버의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의 핵심 사업 부문인 검색·광고보다 커머스, 금융, 콘텐츠, 클라우드와 같은 신사업이 더 크게 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

실제로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매출은 7101억원으로 작년 대비 8.2%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커머스 매출은 2854억원으로 작년 대비 40.9%나 늘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증가하고, 중소상공인의 스마트스토어 창업이 활발해진 영향이 반영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SME와 브랜드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며 “스마트스토어는 저렴한 비용, 손쉬운 구축, 운영 툴을 제공하며 창업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며, 그 결과 판매자 수는 전분기 대비 3만명 증가한 38만명,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하며 성장이 가속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올해 3분기까지 매출 발생 판매자 중 1년 이하 창업 판매자의 비중이 54%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매출 3억원 미만의 영세사업자의 경우,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9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커머스 사업의 성장은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거래액 증가로 이어져 금융 사업 매출도 크게 늘었다. 네이버의 3분기 핀테크 매출은 1740억원으로 작년 대비 67.7% 늘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작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콘텐츠 매출(1150억원)은 유럽과 미국 지역의 성장으로 작년 대비 31.8% 증가했다. 유럽과 남미 지역에서 웹툰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55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전체 거래액도 작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2200억원까지 늘었다. 네이버는 세계에서 만화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 대표는 “웹툰 부문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일본에서 연재형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클라우드 매출(763억원)도 작년 대비 66.2% 성장했다. 앞서 네이버는 클라우드, AI 기술을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의 사명을 ‘네이버 클라우드’로 변경했다.

한 대표는 “클라우드 플랫폼 매출은 비대면 환경으로 증가한 서비스 수요가 매출로 전환되며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훈풍’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을 통한 광고, 커머스 사업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신사업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늘어난 1조1004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1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 1000억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는 이번에 카카오톡 기반의 광고와 커머스, 콘텐츠 사업이 크게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의 신사업 실적도 개선됐다.

커머스 부문에선 코로나19 확산 후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같은 서비스들의 거래액이 급증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를 포함한 커머스 부문의 3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68% 성장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선물하기의 3분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54% 늘었고, 이 중 배송상품 거래액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를 포함한 신사업 부문 매출은 카카오T 플랫폼 매출 확대, 카카오페이의 결제 거래액 증가와 금융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한 1488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웹툰, 웹소설 등의 유료 콘텐츠 매출은 일본을 중심으로 거래액이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1% 성장한 1484억원을 기록했고, 게임 매출은 지난 7월 출시된 모바일게임 ‘가디언 테일즈’의 흥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한 1504억원을 달성했다.

여 대표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위기 속에서도 디지털 흐름을 빠르게 이해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확대해나가는 카카오만의 사업 방식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왼쪽),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