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위기]①보험료 최대 3배 인상 금융당국, 4세대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 초읽기

2020-11-04 08:00
쓴 만큼 보험료 더 내야…이달 내 개선안 확정

금융당국이 제 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에 나선다. 그간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지원하지 않는 치료도 보장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과잉 진료 등으로 보험사의 손해율이 급증한 데다,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사진=아주경제DB]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내에 실손보험 상품구조 개편방안을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방안에는 병원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갱신 시 최대 3배까지 보험료 부담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4세대 실손보험이 일부 가입자에겐 보험료 인상 효과를 주지만 대다수 가입자에게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하 폭이 '표준화 실손'(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 대비 약 40~50%, '착한실손'(2017년 4월 이후 판매) 대비 1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구조도 바뀐다. 크게 진료항목을 보장하는 ‘기본형’ 부분과 비급여 진료를 보장하는 ‘특약형’으로 구성된다. 실손보험 개선방안의 보험료 할증은 특약형 부분, 즉 비급여 청구량에 따라 결정된다.

비급여 청구량을 5구간으로 나눠 할증을 적용하게 되면 비급여 청구량 상위 2% 가입자들은 이듬해 비급여 부분 보험료가 최대 4배로(할증률 300%) 오른다. 이 경우 전체 보험료는 할증되지 않은 가입자의 3배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비급여 청구량을 9구간으로 나누면 가입자의 약 17.1%에 대해 비급여 보험료가 최대 200% 할증된다. 그러나 비급여 진료비를 아예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는 비급여 부분 보험료를 5% 할인받는다. 할인·할증은 연간 비급여 진료 이용량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실손보험 개선에 나선 것은 보험사의 손해율 급증 때문이다. 실제로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 2017년 121.3%에서 △2018년 121.2% △2019년 133.9%로 악화됐고 올 1분기에는 136.9%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실손보험 손실액(위험보험료-발생손해액) 역시 1조206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조3억원) 대비 20.6%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80%대 후반이다. 보험사는 실손보험을 판매할수록 오히려 손해인 셈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그간 손해율 개선을 위해 상한선인 25%까지 보험료를 인상해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당국 눈치에 매번 제동이 걸렸다"며 "이번 상품구조 개편을 통해 보험사의 손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