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에 빠진 연말 증시] 美 대선·코로나 공포 확산·주식 양도세 등 자본시장 패닉

2020-11-02 05: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미국 대선의 향방이 안갯속에 머문 가운데 유럽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통제수준을 벗어나면서 공포심리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양도세 3억원 이슈까지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9% 하락한 2만6501.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1% 내린 3269.96을, 나스닥 지수는 2.45% 급락한 1만911.59로 장을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 지수는 6.47%,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5.64%, 5.51%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력이 큰 뉴욕증시가 크게 밀리면서 국내 증시도 하락세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한 주간 3.96%(93.66포인트)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1.89%(15.22포인트) 내렸다.

이는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조치에 나서면서 소비위축 우려가 커진 게 이유다. 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경기부양 지연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부 주를 중심으로 봉쇄조치에 나설지 여부를 고민 중에 있다. 유럽은 현재 패닉 상태다. 독일과 프랑스는 사실상 록다운에 가까운 봉쇄조치를 실시중에 있다. 여기에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도 증시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경기부양책은 여전히 교착상태에 머물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대선 최대 경합지역인 플로리다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근소하게 앞서기 시작했다”면서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인 트럼프의 현장투표 승리, 그리고 우편투표 결과 불복으로 백악관 주인이 가려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정치적 힘겨루기로 5차 경기부양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록다운 정책은 지난 3월과 같이 직접적인 경기둔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따른 유럽국가들의 록다운 수준은 3월과 다르게 학교, 상점, 회사 등의 경우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며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전체 록다운은 없다고 이미 선언했다는 점에서 주별 록다운 정책에 따른 충격은 3월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2020년 정책 공백기에서 강도가 낮은 록다운 정책도 금융시장에 공포심을 자극할 수 있다”면서 “12월까지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 여부에 따라 주식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주식 양도소득세(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과세범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국내 증시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3억원 적용을 밝힌 상태다. 다만 현행 10억원을 유지하는 방안이 고려 중인 만큼 이번주 초 나올 정부의 결정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권에서도 3억원 요건 강화안을 2023년으로 유예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정부는 정책 일관성을 이유로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을 유지했으나 아직 논의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 원안대로 2021년 4월부터 대주주 기준을 3억원 이상으로 낮춘다면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을 중심으로 단기 수급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