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 1일 본격 스타트…"올해는 통할까?"
2020-11-01 15:00
올해로 여섯 돌 밎이하는 코세페…그간 무늬만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비판과 함께 효과 미미
코로나 여파로 보복 소비 심리 사회 기저에 깔린 상황…업계 입장에서도 분위기 반전 계기로 활용할 듯
코로나 여파로 보복 소비 심리 사회 기저에 깔린 상황…업계 입장에서도 분위기 반전 계기로 활용할 듯
일단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발생으로 보복 소비 심리가 사회 기저에 깔린 특수 상황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 만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코로나 여파로 올 한해 줄곧 심각한 실적 저하를 겪고 있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번 코세페 기간이 분위기 반등의 기회로 삼기에 적기라는 평마저 나온다.
2020 코세페는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국에 걸쳐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다.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300여곳의 기업들이 참가하며, 코세페 개최 이래 최초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가 나서면서 진정한 전국 규모의 쇼핑 행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코세페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으로 국내 내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가 도입한 쇼핑 프로젝트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코세페는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모델을 급하게 들여와 현지화하는 데 실패했고, 대국민 홍보도 미흡했기 때문이다.
민간 유통 업계가 아닌 정부 주도로 행사가 추진된 점도 문제였다. 획기적인 아이디어 없이 기존 유통 업체가 실시하는 특별 할인 행사와 뚜렷한 차별점 없이 행사가 치러지다 보니, 기업들도, 소비자들도 굳이 행사에 참여해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던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수요층 소비가 억눌린 시점에, 행사 규모가 대폭 확대된 코세페가 소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형성되고 있어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코로나 여파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는데 이번 코세페 행사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면, 이를 찾는 소비자들 역시 당연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올해가 코세페를 진정한 '한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로 거듭나게 하기에 알맞은 시기라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휘 한국유통포럼 회장도 "유통 업체들이 올 한해 코로나로 상당한 재고품을 떠안은 상태에서, 최대한 이 기회를 활용해 문제 해결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가격, 그리고 상품 구성이 페스타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업계가 가급적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라도 꼭 구매해야 할 희소성 있는 브랜드, 의류 등 프로모션을 적절히 가미해 할인 판매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라는 환경적 변수 외에도 대기업을 비롯, 중소기업, 제조기업 등이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물론, 업체 면면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도 이번 코세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한 유통 대기업 관계자는 "그간 코세페가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현장 분위기도 좀처럼 반영이 되지 않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유통 업황 자체가 가라앉은 올해에 이번 행사는 소비 붐업이라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모처럼 소비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좋은 계기로 판단하고 행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상만큼의 코세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역시 코로나가 변수라는 분석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세페가 흥행하려면 역시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수요층이 몰려야 하는데,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100명 선을 오르내리는 분위기 속에 손님들이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매장에 방문할지 의문"이라며 "업체들이 철저히 방역에 나서기야 하겠지만, 오히려 집객에 거부반응을 갖고 현장에 가지 않으려는 고객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다만 이커머스 업계는 이와 관계없이 꾸준히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온라인 판매 채널 및 이벤트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