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수요 정조준 나선 유통가①] 코로나 여파로 특수 시즌 맞이…"골프 마케팅은 선택 아닌 생존"

2020-10-29 08:00
코로나 여파로 실적 저하 겪는 업체들, 골프 의류 및 용품 마케팅 사활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유통 업계에서 '골프 열풍'이 거세다. 올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내부 집합 공간 및 편의 시설에 대한 공포심리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탁 트인 야외에서 적은 인원으로 즐길 수 있는 골프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진 탓이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에서 유통가의 골프 마케팅 집중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라고 입을 모은다. 올 한해 동안 줄곧 코로나19 여파로 이렇다 할 활로를 모색하지 못한 채 뚜렷한 실적 저하 현상을 겪고 있는 업계로서는, 골프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번 시즌에 정교한 골프 마케팅 전략을 세워 판매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백화점 업계에서는 최근 골프 매출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9월 골프 숍 매출이 전년 대비 39.7%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골프 웨어 역시 지난달 30.2%의 신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무적인 매출 실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젊은 수요층을 중심으로 한 의류 매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9월 신세계백화점의 골프 웨어 매출 분석에 따르면, 30대의 매출 상승률이 21.1%로 가장 높았다.

또 20~30대 매출 변동률은 26.9%로, 40~50대 26%보다 0.9%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골프가 40~50대의 전유물과 같은 스포츠였음을 감안하면, 최근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유통 업계가 골프 마케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배경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며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대중 밀집 우려가 높은 실내 체육 시설보다는 골프나 등산 등 야외에서 활동을 즐기려는 수요층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사실상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골프장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계층도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 교수는 "유통 업계는 올 한해 코로나19 여파로 엄청난 매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의류군의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대면 활동이 줄면서 의류 판매의 핵심인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 등의 재고가 누적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 골프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니, 업체들은 앞다퉈 골프 의류 및 용품 마케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지난 8월 1일부터 10월 11일까지 롯데홈쇼핑의 골프 용품 주문 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또 20~30대의 주문은 지난해보다 130%나 늘었다"며 "이에 골프 특집 기획전을 실시하고 테마 방송을 론칭하는 등 관련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골프 마케팅 강화가 의류를 중심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골프공, 티, 마커 등 소모품을 제외한 골프 클럽, 보스턴 백 등과 같은 용품들은 소비자들이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골프 웨어는 유행에 민감해 소비자가 같은 옷을 장기간 계속 입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며 "업체 입장에서는 용품보다는 상품 회전율이 좋은 골프 웨어 라인업 강화에 더욱 신경 쓸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골프 웨어는 스포츠 의류 상품군에서도 비교적 고가에 속해 판매 마진도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