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조현준 효성 회장 2심도 징역4년 구형
2020-10-24 00:05
검찰 "효성 지배력 유지돼 재범 우려"
횡령·배임 등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조 회장은 거액 손실을 입게 되자 계열사에 이를 전가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일으켰다"며 "효성그룹에 대한 지배력도 유지되고 있어 재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13년 7월 효성그룹 계열사인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상장이 무산되자 투자 지분 재매수 부담을 갖게 된다.
외국 투자자가 가진 '풋옵션' 때문이다. 풋옵션이란 미리 정한 가격으로 특정 시점에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개인 돈으로 산 미술품을 아트펀드에서 비싸게 사들이게 해 12억 차익을 얻은 혐의도 있다. 효성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미인대회 출신 배우 김모씨와 측근 한모씨에게 월급 명목으로 각각 3억7000만원과 12억4300만원가량을 지급한 뒤 임의로 쓴 혐의도 있다.
1심은 지난해 9월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GE 유상감자는 주주평등 원칙에 따라 주주에게 균등하게 행해졌고, GE 재정 상태 악화가 유상감자로 인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며 GE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허위 채용해 급여를 빼돌린 혐의와 미술품을 비싸게 사들이게 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1심에서 실형이 나왔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아 조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