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않는 국민의힘 ‘의원님들’…되레 원외에서 ‘외연 확장’
2020-10-21 18:03
국민의힘 분위기가 심상찮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중진의원들 사이 불화설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건데, 급기야 “비대위를 여기서 끝내자”(조경태 의원)는 얘기도 나왔다.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등을 정강정책 첫 머리에 배치하고 진보의 담론으로 인식돼 온 의제들을 선점하는 전략을 펴고 있지만, 원내의 법제화가 뒷받침해주지 않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아랑곳 않고 돌파할 기세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의 불만이 거세다’는 질문에 “그건 뭐 내가 관심이 없다. 나는 내가 할 일만 하면 되는 사람이니까”라고 했다.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김기현 의원이 공개적으로 제기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솔직히 말해서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는데 모든 정력을 쏟아야 되기 때문에, 다른 건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되레 당내 반대에도 불구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한 사과를 연내에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를 명확하게 청산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조금도 변함이 없다”면서 “현재 재판 중에 있는 상황이라 기다려보자고 하는데, 상황에 따라서 연내에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원내 중진 의원들이 요지부동인 사이,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은 오히려 외연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오신환 전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유의동‧김병욱‧김웅‧이영‧황보승희 의원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합류한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는 이날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었다.
하우스는 ‘세상의 모든 질문이 모이는 곳’이라는 부제를 둔 협동조합으로, 여의도 동우국제빌딩에 서점을 겸한 커피숍을 열었다. 157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부제 및 로고 등은 김수민 당 홍보본부장이 만들었다. 이들은 이곳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사용하며, 다양한 소모임과 강연 등을 유치하는 정치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30일엔 진보 정치학계의 대표적인 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첫 강연을 할 예정이다.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이 주축이 되면서 유 전 의원의 대선캠프가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지만 오 이사장을 이를 부인했다. 그는 “특정 인물의 사조직인 것처럼, 대선 준비를 하는 공간인 것처럼 기사가 났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특정 대선 후보의 조직인 것처럼 보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도 이날 이곳을 방문해 기자들에게 “여기가 내 대선캠프라는 소문이 있어서 좋아서 왔는데 아니라고 한다”면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쇼케이스엔 당내 인사들 뿐만 아니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도 다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