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 '훈풍'에 불똥튈라…양국 'BTS 굿즈' 통관금지설 수습
2020-10-21 18:03
장하성 中대사 국감서 "中측 통해 '유언비어'로 확인"
왕웨이 주한中대사관 대변인 "사실무근" 입장문 발표
왕웨이 주한中대사관 대변인 "사실무근" 입장문 발표
한·중 양국이 방탄소년단(BTS)의 수상 소감 논란 후폭풍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근 훈풍이 불기 시작한 양국 관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때처럼 악화하는 것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장하성 주중한국대사는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화상으로 참석해 최근 논란이 된 중국 내 BTS 굿즈(Goods·기획상품) 배송 중단 상황에 대해 중국 고위급 인사와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장 대사는 “관련 상황이 처음 보도된 후 다음 날 중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와 직접 소통했다.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대응하겠다”면서 “윈다(韻達)라는 업체가 공지를 올린 이후 두 업체가 중단했다는 보도가 있어 직접 확인했는데 일단 중단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분명 배달 중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국감이 끝나면 중국 고위층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사는 또 “BTS 굿즈 배송 중단 사태는 이번 주 월요일(19일)에 발생한 것이라 관련 업체와 중국 세관 등과 소통하고 있다”면서 “워낙 민감하고 양국 국민 감정선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또 보도가 나와서 중국 해관총서(세관) 측과 통화를 했는데 BTS 관련 소식은 ‘유언비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주한중국대사관 측도 장 대사의 답변과 비슷한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발표했다.
왕웨이(王炜) 주한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근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세관 부서가 한국 방탄소년단 관련 제품에 통관 제한 정책을 출범했다고 전했다”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왕 대변인은 “알아본 결과, 중국 세관 부서는 관련 제한 정책을 출범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중한 관계를 중요시하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동 대응 과정에서 맺게 된 양국의 두터운 우정을 소중히 여긴다”면서 “양국 관계의 좋은 분위기를 지키고, 보다 발전을 계속 이루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또 “역사를 거울로 삼고 미래를 내다보며 평화를 귀히 사랑하고 우호를 증진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도모해야 할 방향”이라면서 “언론사들도 양국이 각 분야에서 우호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해관 등 정부 부문은 그런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우리는 한·중 우호 교류와 호혜 협력을 촉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무책임한 보도와 논평으로 양국 관계가 지장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지난 7일 BTS는 한·미우호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며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발언이라고 반발하며 BTS의 팬클럽 ‘아미(ARMY)’ 탈퇴 등 반한(反韓) 움직임을 보였다. 이로 인해 과거 중국 측의 사드 보복으로 해석됐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다시 불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편 장 대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 시기에 대해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조기에 성사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