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 성인이 쓰는 카뱅, '240만 청소년'도 잡는다(종합)

2020-10-19 15:45
청소년 전용 충전식 선불형 'mini카드' 출시

오보현 카카오뱅크 서비스기획팀장(mini TF장)이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청소년을 위한 금융서비스인 '카카오뱅크 min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1300만 고객과 더불어 청소년과 함께 하는 은행이 되고자 한다."

'1300만 성인 고객'을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240만여명 청소년'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민등록증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충전식 선불카드를 선보이면서다. 수익성보다 잠재고객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송현근 카카오뱅크 수신팀장은 19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늘부터 카뱅은 청소년 고객과 함께한다"며 청소년 시장 공략을 공식화했다. 송 팀장은 "2017년 출범 이후 '저는 카뱅을 못 만드나요?', '카뱅은 왜 어른만 가입할 수 있나요?' 등과 같은 10대 청소년들의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청소년이 모바일에 가장 익숙한 세대지만, 그간 카카오뱅크는 이용하지 못했다"고 청소년 시장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mini 카드'.  [사진=카카오뱅크]

교통카드+자동이체 기능 담은 '미니카드'...청소년 공략
카카오뱅크가 이날 선보인 것은 만 14세부터 18세 이하 청소년이 주민등록증 없이도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 mini(미니) 카드'다. 카드에 미리 돈을 입금해 사용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일종의 충전식 선불카드다. 50만원까지 충전할 수 있으며, 1일 및 월 이용한도는 각각 30만원, 200만원이다. 조르디, 앙몬드, 스카피, 케로&베로니, 빠냐 등 5종의 니니즈 캐릭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카드를 발급받으려면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 안의 '카카오뱅크 mini'에 미리 가입해야 한다. 미니는 주민등록증 없이 휴대전화 본인인증, 약관 동의, 비밀번호 생성 등 3단계 과정만 거치면 가입이 된다. 미니를 통해 카드잔액 및 이용내역 조회가 가능하며, 카카오톡 친구 간 간편이체도 할 수 있다. 전국 모든 자동현금입출금기(ATM)를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청소년 전용 교통카드 기능도 담았다.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탓에 청소년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다. 미성년자가 예금 계좌를 개설하려면 법정 대리인 동의가 필요해 보통 부모와 함께 지점에 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청소년이 주로 사용하는 선불카드 시장을 공략했다. 선불카드는 예금통장이 필요한 체크카드와 달리 부모 동의 없이도 구입이 가능하다. 한국스마트카드가 내놓은 '티머니'가 대표적이다.
 
'240만 잠재고객' 타깃...낮은 수익성 극복할까
다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카드업계가 청소년 대상의 충전식 선불카드를 적극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이유도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공여 기능을 넣은 후불형 체크카드라면 몰라도 선불형 카드는 카드 발급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카드사가 내놓은 만 12세 이상 17세 미만 대상의 후불형 카드의 경우 부모 동의가 필요하고 오프라인 지점에 한차례 방문해야 해, 카카오뱅크가 이를 선보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잠재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기준 만 14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 수는 237만명이다. 대략 60만명이 매년 성인이 되고, 그 정도의 청소년들이 시장(만 14세)에 유입되는 셈이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서비스기획팀장(미니TF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니 출시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성인만 경험할 수 있었던 편리한 금융생활을 청소년들도 할 수 있게 된 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성인 고객 수는 1310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