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가 방탄소년단(BTS)의 '봄날'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알려진 일영역을 60년째 건축물대장 미등재 및 미등기 상태로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경태 의원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무허가·미등기 역사 현황'에 따르면, 건축물 관리대장 등재 대상 328개 역 중 13개 역은 아직 미등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등재 역사 중 가장 오래된 역사가 1961년에 건축된 일영역이다.

미등재 역사를 세부적으로 보면 일영역(1961년), 모화역(1978년), 신창원역(1980년), 송추역(1981년), 거촌역(1995년), 우암역(1995년), 부산진역(1999년) 등 7개 역사가 여객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광운대역(1979년), 밀양역(1982년), 석계역(1984년), 녹천역(1985년), 원동역(1987년)은 노후역사로서 개량 추진대상돼 신축을 예정하고 있다. 1996년에 건축된 승부역도 여전히 미등재 상태다.

철도청 당시에는 건축물의 신·증축 및 개보수 시 '건축법' 제29조(공용건축물에 대한 특례)에 의해 지자체의 별도 인·허가 없이 단순 협의만으로 공사를 추진했다. 준공 후 사용 가능했던 건축물이 2005년 한국철도공사의 출범과 함께 공용건축물 범주에서 제외되면서 지자체와 협의해 인·허가 및 건축물 관리대장 등재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는 것이 한국철도공사의 설명이다.

한국철도공사가 출범한 지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13개의 미등재 및 미등기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은 업무를 태만히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

건축물대장에 미등재 시에는 무허가 건축물로 간주돼 증축·개량사업 및 인·허가가 불가능하다. 노후역사로서 신축계획이 있는 광운대역, 밀양역, 석계역, 녹천역, 원동역은 신축계획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있다.

장경태 의원은 "현행법상 건축물대장 미등재 건축물은 증·개축 시 지자체와 건축 협의가 어렵고, 시설물 안전관리를 강제할 법적근거가 없어 노후 된 건축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어렵다"며 "무허가·미등기 역사를 모두 양성화 함으로써 노후화 역사의 신축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역사를 운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