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서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제시

2020-10-14 05:00
자동차 주문·생산·시승·인도 등 고객 생애주기 전반 연구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차 R&D 테스트베드로 활용
난양이공대학 등 현지 혁신 생태계와 협업 전략 펼쳐

현대자동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제시한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고객의 차량 생애주기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을 연구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HMGICS를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등 첨단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시험 무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다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전기차 공략 

13일 기공식을 개최한 HMGICS는 고객 맞춤형 생산공간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차량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까지 한번에 가능케 한다는 계획이다. 고객은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자신의 차량이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생산이 완료된 자동차는 HMGICS 건물 옥상에 마련된 길이 620m 스카이 트랙으로 옮겨지고, 고객은 트랙에서 시승을 한 뒤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들의 수요에 맞게 다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을 구축, 이를 연구 및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HMGICS를 활용,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전기차 시험생산을 추진한다. 생산모델과 생산 대수 등은 추후 결정한다. 현대차그룹은 렌털, 리스 등 배터리 생애주기 연계 서비스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을 통해 고객의 전기차 구매 부담 경감 및 사용 편의성 개선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 제로화'를 목표로 최근 전기차 구입 보조금(최대 2만 싱가포르달러), 충전 인프라 확대(현재 1600개→2030년 2만8000개) 등 각종 전기차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다.

◆UAM 등 첨단 모빌리티 '테스트베드'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으로는 HMGICS를 미래 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 HMGICS에는 UAM 이착륙장이 들어선다. UAM은 현대차그룹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 CES에서 선보인 솔루션이다. 하늘과 지상을 연결해,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탑승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PBV), UAM과 PBV를 연결하는 공간인 모빌리티 환승 거점(Purpose Built Vehicle, Hub)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HMGICS에서 실현한다. 

현지 대학과도 협업한다. 난양이공대학(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NTU) 등과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고, 미래 신산업 분야 산학 과제를 수행한다.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세부 과제의 선행 연구를 수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룹 내 연구·개발(R&D) 부문 핵심 조직과 역량도 HMGICS에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혁신 거점 '현대 크래들'과 인공지능(AI) 전담 조직 '에어센터'를 HMGICS와 결합한다. 현대·기아차 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트랜시스 등 그룹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미래차 혁신을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IT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