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 동향] 친환경 제품 앞세워 신규 성장동력 찾는다

2020-10-13 07:55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친환경 제품 속속 개발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내수·수출 동반 부진이 겹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이 블루오션을 찾아 헤매고 있다. 이에 일부 철강업계는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통해 신규 선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세계 최초로 친환경 흑연 쾌삭강(제품명 포스그램) 양산제품 개발에 성공, 판매 확대를 본격화했다. 

이로써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납쾌삭강을 대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쾌삭강은 가늘고 긴 철강재인 선재제품 중 하나다. 원형단면에 절삭 면이 깨끗하고 빠르게 잘린다. 정교 복잡한 모양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정보기술기기 등에 주로 쓰인다. 

쾌삭강은 첨가원소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된다. 절삭성이 우수한 납 첨가 납쾌삭강이 대표적이나 제품 생산·가공·재활용 때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입자로 공기 중 퍼질 우려가 있어 건강에 해롭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 등이 제정한 유해물질 국제지침은 제품 내 납 함유량을 최대 0.1%로 규정했다. 대체소재가 없는 납쾌삭강은 별도예외규정을 둬 최대 0.35%까지 허용하고 있다. 

세계 쾌삭강 시장은 연간 100만 톤 규모로 추정된다. 이중 납 함유 제품비율이 절반 이상이다. 국내는 납쾌삭강 생산업체가 없어 연간 약 2만3000톤을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해왔다. 

포스그램은 국내의 해외 수입 물량을 흡수하는 동시에 유럽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는 포스그램의 판매확대를 위해 고객사별 설비 특성에 맞춰 절삭 조건·공구선택에 대한 솔루션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외 자동차사·가전사 등 대상 부품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현대제철은 철강업계 최초로 형강·철근 제품에 대한 우수재활용 제품(GR) 인증을 획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부여하는 GR 인증은 우수 재활용 제품의 품질을 인증해주는 제도다.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통해 재활용하지 않으면 폐기물이 되는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형강·철근 등 제품을 연간 1000만 톤 이상 생산하고 있다. 철스크랩은 철광석·석탄 등 다른 제강 원료보다 이산화탄소·폐기물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친환경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동국제강은 친환경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 제품을 시작으로 고급 컬러강판 시장 공략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단일 공장으로 세계최대 컬러강판 생산능력을 보유한 가운데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강판 개발 등 경쟁자들이 따라 하기 힘든 신기술 접목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현대식 전기로 사업을 도입했다. 전기로 제강사는 고철을 녹여 새 철강 제품을 만든다. 

새 제품이 다시 고철이 되고, 고철로 다시 새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며 철이 40회 이상 리사이클링 되도록 재활용한다는 포부다.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고로 제철소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고 제조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도 절감된다. 

앞서 2010년부터 동국제강은 선제적 설비투자로 친환경 공장 구축에 나서면서 인천제강소의 노후 설비를 에코아크 전기로로 교체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전기로 내 쇳물이 녹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원료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도 높으며 약 3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져 철강업체들이 생존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친환경 제품이나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해 차별화에 성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이 개발한 국내 최초 이지클리닝 불연강판 '럭스틸 유니세라'[사진=동국제강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