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통신비 지적받은 이통3사 "저렴한 요금제 내놓겠다" 약속(종합)

2020-10-08 19:29
한 목소리로 "불법보조금 없도록 노력하겠다"
장려금 규제 등 단통법 대안엔 3사간 의견 엇갈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왼쪽부터), 강국현 KT 커스터머 부문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각각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 인하를 추진한다. 이통 3사는 불법보조금 등 시장 교란 행위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대안으로 제시된 장려금 규제 등에 대해서는 3사 간 다소 입장이 엇갈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국정감사를 열고 이동통신 3사의 불법보조금 지급 논란과 고가 통신비에 대한 질의를 진행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동통신 요금 인하가 필요하다며 "유통 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개편해 판촉비를 줄여 통신비를 절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 대표는 "고객 친화적이고 편익이 증대되는 내용으로 요금제 개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충분히 준비한 뒤 요금제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강국현 KT커스터머 부문장도 "KT의 온라인 유통채널 판매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온라인 유통 채널을 늘리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적극 동의하며 (요금제 인하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불법보조금 엄중 단속"...단통법 대안에는 '온도차'

또한 이통 3사는 불법보조금으로 인한 시장 교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고 선언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이통 3사는 지난 7월 불법보조금 지급 등 단통법 위반으로 5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이후에도 비밀영업팀을 만들어 불법보조금을 살포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일부 오해가 있다"면서도 "시장을 혼탁하게 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차별적 장려금의 문제"라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과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황 사장 역시 "재발방지책을 마련했으며 철저히 준수해 (불법보조금 문제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단통법 개정을 통해 판매 장려금을 규제하는 것이 필요한지를 묻는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동통신 3사 간 입장은 다소 엇갈렸다.

유 대표는 "찬성한다"고 밝혔지만, 황 사장은 "장려금 특성이나 시점 등 다양한 상황을 검토해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강 부문장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다시 확실히 답변 드리겠지만 현재로선 찬성"이라고 밝혔다. 또한 강 부문장은 "선택약정 25% 할인과 같은 단통법이 갖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다"고 덧붙였다.

이통 3사는 단통법의 대안으로 제시된 보편요금제와 분리공시제 등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 의견을 밝혔다. 분리공시제는 이용자에게 주는 공시지원금 중 이통사의 지급분과 제조사의 지급분을 분리해 공개하는 제도다.

유 대표는 "분리공시를 하면 공시지원금이 투명해질 수는 있지만, 반대로 판매 장려금으로 흘러들어가 이용자를 차별하는 불법보조금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시장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으므로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부문장은 "분리공시제를 도입하면 외국계 제조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고, 황 사장은 "분리공시제의 취지가 단말기 가격을 줄인만큼 이를 위해 수반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 KT·LG유플러스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이용자 위한 불가피한 선택"

이날 국감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은 것이 국내 OTT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용자에게 다양한 콘텐츠 선택권을 제공하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시즌은 모바일 기반 서비스이므로 모바일 가입자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넷플릭스는 IPTV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동영상 트래픽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자체 OTT인 시즌을 키우는 한편, 이용자들이 외국계 OTT 서비스도 볼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도 "가입자 규모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타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국내 OTT 사업자 입장에서는 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적했다. 웨이브나 왓챠와 같은 국내 OTT 서비스는 모바일 앱 기반이므로, 직접 이용자가 다운로드를 받아야 이용할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가 IP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용자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동통신 3사는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사업자(CP)와 제휴 시 망 사용료를 받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강 부문장은 "현재 넷플릭스와 망 이용대가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도 "전체적으로 (통신사들이) 협상력을 높여서 망 사용료를 받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망 안정화를 위해 이동통신사와 CP가 공동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합리적인 가격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