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토론] "파리에 투표하세요"...흰머리 펜스에게 2분간 생긴 '검은 머리'

2020-10-08 14:26
"진정한 승자는 파리"...'파리도투표해닷컴'으로 민주당은 발빠르게 대응

90분간 진행된 미국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확실한 승자가 나왔다. 바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하얀 머리 위에 2분3초 동안이나 앉아있던 '파리'다.
 

7일(현지시간) 미국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머리 위에 파리 한 마리가 앉아있다.[사진=유튜브/뉴스위크]

 
7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미국 대선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펜스 부통령이나 민주당 측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아닌 '파리' 한 마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해리스 의원이 집권시 향후 4년간의 정권 비전을 열변하는 동안 파리 한 마리가 펜스 부통령의 머리 위에 올라앉았다.

무려 2분3초 동안이나 펜스 부통령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파리를 실시간으로 지켜본 유권자들은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AP는 "한 마리 파리가 그 어떤 토론 주제보다도 큰 반응을 끌어냈다"고 보도했고, CNN의 제이크 태퍼 앵커는 "토론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파리 한 마리가 스타로 떠올랐다"고 논평했다.

미국 민주당은 토론회 중 발빠르게 대응해 눈길을 끌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트위터에 "우리 캠페인이 계속 날 수 있도록(fly) 5달러(약 5800원)를 기부해주세요"라며 주황색 파리채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파리를 뜻하는 단어인 'fly(플라이)의 동어이의(同語異意)를 이용한 언어유희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파리도 투표해 닷컴'(Fly will vote)이라는 도메인을 재빨리 사들여 유권자 등록을 돕고 선거 모금을 모집하는 바이든 캠프의 홍보 사이트인 '나는 투표할 것 닷컴'(I will vote)에 연동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가 끝난 직후 "마이크 펜스가 '크게' 이겼다"라는 트윗을 올렸지만, 한 계정은 "그(펜스)는 카멀라에게 졌을 뿐 아니라, 파리에게도 졌다"며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중 하나인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트위터에서 "딥 스테이트가 부통령에게 도청장치를 심었다"면서 "불법 스파이행위는 정말 통제 불능"이라고 농담을 올렸다. 딥스테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음모론 중 하나로, 극좌 세력의 숨은 권력집단이 미국을 실질적으로 움직인다는 내용이다.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트위터.[사진=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