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에게 위로전문을 보내며 북·미 정상 간 친분을 재확인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하고, 위로전문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위로전문에서 “워싱톤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제이, 트럼프 각하. 나는 당신과 령부인(영부인)이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뜻밖의 소식에 접하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에게 위문을 표한다”면서 “하루빨리 완쾌되기를 진심을 기원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며 “당신과 영부인께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 정상에게 위로전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있지만, 북·미 정상 간 친분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전후로 친서를 자주 교환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위로서한 발송 사실을 선제적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가장 먼저 공개함으로써 친분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며 트럼프 재선 시 북·미 관계가 급진전할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포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인 호프 힉스 미국 백악관 보조관이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서 자가격리에 돌입했고,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확진 판정에 세계 각국 정상들은 연이어 위로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일 오후 위로전을 발송했다.

문 대통령은 위로전을 통해 “우리 내외는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대통령님과 여사님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며, 가족들과 미국 국민에게도 각별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 전합니다”라고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신속히 회복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 자니네 아녜스 볼리비아 임시 대통령도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샤를 미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도 트위터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이동했다. 코로나19 확진 이후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취재단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기분이 좋은 상태이고 가벼운 증상이 있으며 종일 일을 했다”며 “예방적 조처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며칠간 월터 리드 (병원)에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오후 배포한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감이 남아 있지만 양호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